설날만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어릴 땐 그냥 신나게 따라 불렀는데, 어느 순간 문득 궁금해졌어요.
‘까치 설날’의 진짜 정체, 설 전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여기서 말하는 ‘까치 설날’은 새 까치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원래 우리말에 설 전날, 그러니까 섣달 그믐을 가리키는 말로 ‘아치설’, ‘아찬설’ 같은 표현이 있었는데, 이 말이 오랜 세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소리가 변하면서 ‘까치설’로 굳어졌다는 설명이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까치 설날’ = ‘작은 설날’, ‘설 전날’ 정도의 의미였던 거죠. 그래서 가사가 이렇게 이어지는 겁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어제는 작은 설이었고, 오늘이 진짜 우리 설날이라는 뜻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셈이에요.
까치는 원래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새
그렇다고 해서 까치라는 새와 아무 상관이 있는 건 또 아니에요. 우리 옛이야기 속에서 까치는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라는 말처럼, 좋은 소식과 손님, 기쁜 일을 알려 주는 길조로 자주 등장하죠.
설 전날부터 친척들이 하나둘 내려오고, 집 안이 분주해지는 모습은 어쩐지 까치가 앞장서서 “내일 설날이야, 다들 올 준비해!” 하고 알려 주는 장면과도 잘 어울립니다. 아치설이라는 옛말이 ‘까치설’로 변한 뒤에는, 이 길조 이미지까지 덧입혀져서 아이들에게는 더 귀엽고 상징적인 표현이 되었고요.
동요 속에 숨은 작은 저항과 따뜻한 마음
이 동요를 만든 사람은 작곡가 윤극영 선생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자기들 양력 새해 문화를 강요하던 시기에 우리말, 우리 풍습, 우리 설날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설빔, 세배, 온 가족이 둘러앉은 설날 풍경을 아이들 노래 안에 슬쩍 숨겨 놓은 셈이죠. 덕분에 우리는 그저 “까치까치 설날은~” 하며 즐겁게 부르지만, 그 안에는 작은 설날(어제)과 우리 설날(오늘), 그리고 우리 문화를 지키려 했던 어른들의 마음이 함께 들어 있는 거고요.

이제는 설 전날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 날
설 전날은 장 봐야 하고, 음식 준비하고, 청소하느라 정신없는 날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까치설 이야기를 알고 나니, 설 전날이 괜히 더 정겹게 느껴지더라고요.
작은 설날인 어제부터 까치가 좋은 소식을 전해 주고, 오늘 드디어 우리 설날이 찾아온다는 그림을 떠올리면, 설 연휴를 마무리하는 마음도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설에는 “까치까치 설날은…”을 부를 때, 어제와 오늘의 설날을 한 번 떠올려 보셔도 재밌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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