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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관찰자"의 책 리뷰7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 글쓰기, 그리고 꾸준함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보통 소설부터 떠올리죠.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도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읽은 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어떤 장면들이 “문장”이 아니라 “체온”으로 남아 있는 책이에요.저는 언젠가부터 러닝도 하고, 철인3종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먼저 읽고 달리기를 시작했는지, 달리기를 하다가 이 책을 읽었는지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납니다. 다만 이상하게, 그 순서는 잊어도 책 속에 나온 아테네 마라톤은 잊히지 않더라고요. 이 책은 ‘러닝 에세이’가 아니라 생활의 기록이 책을 러닝 팁 모음집처럼 기대하면, 조금 의외일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는 러닝을 ‘운동 지식’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자기 삶의 리듬을 유.. 2026. 2. 27.
[책 리뷰] 달 도시에서 벌어진 범죄 한 판,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의 아르테미스는 달에 세워진 최초의 도시를 배경으로, 밀수꾼이자 서민인 한 여성의 한탕 계획과 그 후폭풍을 다룬 소설입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우주와 과학, 우정을 다룬다면, 아르테미스는 훨씬 더 로컬하고, 범죄 느와르 같은 분위기에 가깝죠. 달에서 발생할 일이기 때문에, 그 특수성을 생각하니 내용이 재밌습니다.미래 달의 도시, 그리고 먹고살기 바쁜 밀수꾼 재즈이야기의 무대는 인구 약 2,000명 정도가 사는 달의 도시 아르테미스입니다. 반구형 돔들 속에서 관광객, 억만장자, 기술자, 노동자, 범죄자까지 뒤섞여 살아가는, 말 그대로 작은 우주 도시죠. 겉으로만 보면 미래적인 공간인데, 안을 들여다보면 집세, 일자리, 계급, 부동산 같은 아주 현실적인 고민들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주인공 재즈 바.. 2026. 2. 1.
[책 리뷰] 우주 SF, 프로젝트 헤일메리 (스포있음)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지구 멸망 위기, 기억 상실, 우주 미션, 외계 존재까지 한 번에 안고 가면서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과학적인 디테일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중시하는 독자에게도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참 독특한 작품이죠.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는 진짜 계산 다 해보고 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했어요.뒷내용이 궁금해 새벽까지 잠을 줄이며 다 읽었습니다. 너무 재밌게 읽은 나머지 앤디 위어가 천재라고 극찬한 인스타 스토리까지 올렸습니다. (평소에는 잘 올리지 않아요) 기억을 잃은 한 남자, 우주에서 눈을 뜨다이야기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한 남자가 우주선 침대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주변에는 익숙하지 않은 장비들, 이상한.. 2026. 1. 29.
[책 리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AI 시대에 다시 집어들다 요새 AI가 워낙 발전하니까, 동물과 사람 사이에 진짜 소통이 가능할까 싶어서 예전에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가 떠올랐어요. 중학교 때 우연히 집어든 그 책이 제 독서 인생의 문을 열어준 거예요. AI 시대에 개미와 인간이 페로몬으로 대화한다는 설정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네요. 이 책 덕에 지금까지 책 읽는 게 취미가 됐죠.인간과 개미, 엇갈리는 두 세계책은 크게 인간 이야기와 개미 이야기 두 줄기가 평행하게 흘러가요. 인간 쪽은 유명 곤충학자 에드몽 웰즈가 갑자기 죽으면서 시작돼요. 경찰들이 수사하다가 웰즈의 유산 상속자인 조나탕 웰즈와 그의 가족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꼬리를 물어요. 지하실에 갇힌 사람들이 페로몬 기계를 발견하면서 개미와 소통하게 되죠. 반대쪽은 벨로캉이라는 개미 도시에서 펼쳐져요... 2026. 1. 18.
[책 리뷰] 공기의 연금술 (하버 보슈, 공기에서 암모니아로 식량 문제 해결!) 오늘은 토머스 헤이거의 '공기의 연금술'이라는 책을 소개할게요. 이 책은 공기 중에 넘쳐나는 질소를 비료로 바꿔 인류의 식량 위기를 해결한 화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화학공학 전공자로서 읽으면서 정말 신기했어요. 식량 위기와 비료의 탄생인류가 늘어나면서 식량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어요. 19세기 말,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처럼 인구는 기하급수로 불어나는데 작물 생산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갔죠. 당시 비료는 주로 천연물에 의존했어요. 페루의 구아노 새똥이나 칠레 사막의 초석(질산칼륨)이 주요 원천이었는데, 이게 고갈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포함해 전세계는 패닉에 빠졌어요.구아노는 남미에서 배로 실어 나르는 귀한 자원이었고, 초석은 전쟁까지 벌어질 만큼 귀했죠. 농부들은 콩 같은 질소 고정 작물을 심거나.. 2026. 1. 6.
[책 리뷰] 침팬지 사회의 권력 투쟁: ‘침팬지 폴리틱스’ 책 리뷰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의 사회를 관찰한 ‘침팬지 폴리틱스’는 그야말로 생생한 야생 속 권력과 정치의 세계를 보여주는 특별한 책입니다. 저자는 침팬지들의 복잡한 사회적 관계와 권력 쟁탈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 사회와의 놀라운 닮음을 발견하게 합니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쓰여 누구나 쉽게 침팬지 사회의 역동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침팬지 사회의 기본 구조책은 먼저 침팬지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설명합니다. 침팬지들은 엄격한 서열제가 있으며, 우두머리 수컷(알파메일)을 중심으로 동료들과 정치적 동맹을 맺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힘만으로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동맹 관계, 충성, 협상과 같은 복잡한 인간적인 전략을 펼치며 자신의 권력을 지키고 확장.. 2025. 11. 16.
[책 리뷰]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자연이 품은 고독과 치유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책을 하나 소개시켜드리려 합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이 소설은 동물학 박사 출신 작가 델리아 오언스 (Delia Owens)가 쓴 작품입니다. 그녀의 첫 소설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밌습니다. 수년간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주인공 카야는 외로움 속에서 자라며 힘들때마다 늪지대 자연 속에서 다양한 생명들과 교감하면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늪지대에서 자란 소녀, 카야 책의 배경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광활한 늪지대입니다. 사람들이 외면한 땅이고 진흙, 갈대, 습지와 새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카야는 어린 나이에 가족에게 버려집니다. 카야의 유년 시절은 고독 그 자체입니다. 학교도 못 다니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2025.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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