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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관찰자"의 알콩달콩 신혼생활/신혼여행

신혼여행을 탄자니아로!? 탄자니아 여행에 관하여

by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5.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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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초원에서 바라본 킬리만자로 산

저는 이번에 신혼여행지를 탄자니아로 다녀왔습니다. 탄자니아에 유명한 여행지를 분류하자면 크게 3가지로 사파리, 킬리만자로 그리고 휴양지(잔지바르)입니다. 언젠가 다른 나라를 가더라도, 이 세 가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여행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세 가지를 한 번에 훑는 탄지니아 여행을 간략하게 소개시켜 드립니다. 탄자니아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파리 초원

신혼여행이라고 하면 보통 풀 빌라나 리조트에서 조용히 쉬는 그림을 많이 떠올리는데, 탄자니아 사파리는 그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차를 타고 먼지 펄펄 나는 길을 달리다가, 창문 밖으로 코끼리가 천천히 걸어가고, 멀리서 사자가 나무 그늘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장면을 보는 순간, “아, 여기가 진짜 아프리카구나” 하는 감각이 온몸으로 들어오죠. 세렝게티나 응고롱고로 같은 곳에서는 초원이 끝도 없이 펼쳐져서, 이게 현실이 맞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사파리의 재미는 단순히 “동물을 봤다”가 아니라, 같은 장소가 시간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아침에는 기온이 낮아서 사자나 치타 같은 포식자들이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고, 해가 높이 오르면 얼룩말과 누 떼가 무심하게 풀을 뜯고, 오후 늦게는 초식동물들이 물가로 한꺼번에 몰려드는 장면을 볼 수 있죠. 사람 눈에는 한가해 보이는 장면도, 사실은 육식동물과 초식동물들 사이에서의 긴장감이 계속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집니다.

신혼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사파리를 경험하면, 둘 사이에 공통의 이야기가 정말 많이 쌓입니다. “저기 저기, 저기 코끼리!” 같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고, 같이 놀라고, 같이 웃고, 같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동안 어색한 침묵이 끼어들 틈이 거의 없어요. 호텔 방에서 찍은 ‘예쁜 사진’보다, 사파리 차량이 흔들리는 와중에 허겁지겁 찍은 사진에 오히려 더 많은 에피소드가 붙는 것도 그 때문이겠죠.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는 꼭 정상까지 오른 사람만 이야기할 수 있는 산은 아니더라고요. 단지 그 산자락이 보이는 도시를 지나가면서, 구름 위로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가 다시 숨는 흰 정상만 바라봐도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저 산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풍경에 묵직한 상징성이 붙어요. 신혼여행지라고 보기에는 약간 터프하지만, 둘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주칠 여러 ‘높은 산’을 상징해 주는 느낌도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하는 커플이라면, 킬리만자로는 꽤 진지한 준비를 요구하는 여행지입니다. 고산병을 피하려면 일정도 여유 있게 잡아야 하고, 체력 관리와 장비 준비도 필요하죠. 그렇다고 꼭 정상까지 올라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저지대 숲 구간이나 비교적 완만한 구간만 함께 걸어보고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같이 큰 산에 도전해 봤다’라는 기억을 만들 수 있어요. 숨이 차서 잠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을 때, 며칠 동안 다니던 사바나와 초원, 거기서 보았던 동물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경험이 은근히 짜릿하다고 합니다.

휴양지섬 (잔지바르)

사파리와 킬리만자로가 ‘육지의 아프리카’를 보여준다면, 잔지바르는 같은 나라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세계 같습니다. 에메랄드빛 인도양, 새하얀 모래 해변, 야자수들이 줄지어 선 풍경 속에 서 있으면, “여기가 정말 아까 그 사파리랑 같은 나라 맞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신혼여행의 정석 같은, 제대로 쉬는 시간을 넣고 싶다면 잔지바르는 그 역할을 아주 충실하게 해 줍니다. 낮에는 리조트 수영장과 해변을 오가며 뒹굴고, 저녁에는 석양을 보며 칵테일 한 잔 들이키는 아주 전형적인 휴식이 가능한 곳이죠.

잔지바르는 바다뿐 아니라 섬 자체의 분위기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과거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던 만큼,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특유의 향이 배어 있고, 건물 양식도 아랍·아프리카·유럽 문화가 뒤섞여 있습니다. 스톤 타운 일대를 천천히 걸어 다니다 보면, 익숙한 도시와는 전혀 다른 리듬으로 시간이 흐르는 느낌이 들어요. 사파리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다니던 며칠과, 잔지바르 골목길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여유롭게 걷는 하루를 나란히 떠올려 보면, 한 번의 여행 안에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세계가 들어 있는 셈입니다.

신혼여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잔지바르는 여행의 피날레이자 정리 구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사파리와 이동, 트레킹으로 몸은 조금 피곤해졌을 수 있지만, 마음은 이미 추억으로 꽉 채워진 상태에서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죠.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그동안 찍어 둔 사진과 영상을 함께 돌려보며, “우리 진짜 별의별 데를 다 갔구나” 하는 말을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곳. 사파리에서 놓쳤던 동물 이야기, 킬리만자로에서 숨이 찼던 순간 같은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다시 꺼내기에도 딱 좋은 무대가 이 섬입니다.

잔지바르 휴양지 숙소에서 찍은 사진

결국 신혼여행지로서의 탄자니아는, 예쁜 풍경 몇 장 건지고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아요. 사파리에서 압도당하고, 킬리만자로에서 한 번쯤 숨이 차 보고, 잔지바르에서 제대로 쉬면서 셋을 모두 엮어 하나의 스토리로 묶게 되니까요. 사파리, 킬리만자로, 잔지바르. 이 세 단어만으로도 둘이 공유하는 거대한 지도가 하나 생겼을 테니, 앞으로 다른 여행을 계획할 때도 이 지도가 자연스럽게 기준이 되어 줄 겁니다. 

저는 이번 신혼여행 중에 아쉽게도 킬리만자로 등산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탄자니아라는 곳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환상적인 여행지였습니다. 앞으로 제 블로그에서 탄자니아 신혼여행에 관련해서 자세하게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