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사슴의 머리에는 매년 새로 돋아나는 뿔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녹용’입니다. 아직 단단히 굳지 않은, 피와 영양분이 흐르는 상태입니다. 옛사람들은 이 살아 있는 뿔에서 생명력을 느꼈고, 그 힘이 사람에게도 닿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녹용은 오랜 기간동안 귀한 약재로 전해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트나 카페에서도 녹용이 들어간 식음료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한약처럼 진하게 달인 것도 있고, 현대식으로 가공된 건강 음료도 있습니다.
녹용은 단단한 뿔이 아니라 살아있는 조직!
녹용은 완전히 자란 뿔이 아닙니다. 아직 자라는 상태로 ‘살아 있는 뿔’입니다. 봄이 되면 사슴 머리 위에서 부드럽게 돋아나며, 그 안에는 혈관과 신경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살아있는 사슴의 뿔을 만져보면 따뜻하다고 합니다. 피가 돌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뿔을 채취해 말리면, 그게 녹용이 됩니다.
겉으로는 뼈처럼 보여도, 속은 영양 성분이 가득합니다. 단백질, 아미노산 그리고 성장에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녹용이 인간의 신체 회복에도 도움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신기한 사실은 사슴의 뿔을 잘라도 다음 해에 다시 자란다는 점입니다. 그 재생력 자체가 생명의 상징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녹용은 단순한 약재가 아니라 [살아 있는 힘]을 옮겨주는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사람들은 녹용 음료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은 녹용을 탕약으로 달여 만들지 않아도, 간편하게 녹용즙, 녹용드링크, 홍삼+녹용 같은 제품이 있습니다. 마셔본 사람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쓴맛보다는 묘하게 짠 맛이 느껴지며 흙 내음도 있다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으나, 마시다 보니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비린 향이 있어서 못마시겠다”라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녹용 음료의 맛은 대체로 ‘한약 냄새가 나는 구수함’으로 표현됩니다. 진하게 달인 건 약재의 향이 강해서 부담스럽다는 사람도 있고, 가볍게 섞은 제품은 오히려 ‘영양음료 같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습니다. 대부분 “몸이 금세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는 실제로 녹용에 들어 있는 혈류 촉진 성분이 몸의 순환을 도와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증명된 건 아니지만 말이죠.
이렇듯 녹용 음료는 맛보다 느낌으로 기억됩니다. 쓴맛과 따뜻함 그리고 묘하게 감도는 여운! 그런 느낌들이 녹용은 약같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사슴 외에 다른 동물의 뿔도 같은 걸까요?
이러한 녹용은 다른 동물들의 뿔과 다르게 특별할까요? 사슴의 뿔이 약이 된다면 뿔이 있는 다른 동물들의 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흔히 생각나는 소나 양의 뿔은 어떨까요? 뭔가 비슷하지만 같을까요? 사실은 다릅니다. 소, 양, 염소의 뿔은 사슴의 뿔과 다르게 한 번 자라면 다시 자라지 않습니다. 사슴의 녹용처럼 피가 도는 조직이 아닙니다. 이 뿔들은 완전하게 굳어져버린 케라틴 구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머리카락이나 손톱과 비슷한 성질이죠. 그래서 소나 양의 뿔에는 혈류가 통하지 않습니다. 자르면 다시 자라지 않고 내부에 몸을 움직이는 물질도 거의 없습니다. 결국 약재로 쓰기엔 생명력이 부족한 셈입니다.
한의학에서도 소의 뿔은 해열이나 해독용으로 쓰긴 하지만 녹용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로 구분됩니다. 이게 바로 녹용이 특별한 이유입니다. 녹용은 사슴이 그리고 사슴의 뿔이 살아 있는 동안 살아 있는 것처럼 자랍니다. 즉, 생명의 과정 그 자체가 약재가 된 것입니다. 그 점에서 녹용은 자연의 재생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녹용은 그냥 사슴의 뿔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단단한 뼈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속에서 살아 있는 힘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녹용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왠지 든든한 느낌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그건 단순한 맛의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다른 동물의 뿔은 단단하게 굳어 더 이상 자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슴의 뿔은 매년 새로 돋아납니다. 뿔이 순환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우리들에게는 생명의 반복을 떠올리게 합니다. 녹용은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믿음이 함께 살아 숨 쉬는 상징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왠지 모르게 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