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와 고양이는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친구로 함께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SNS를 통해 영상들에서는 여우를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영상들이 가끔 보입니다. 여우짓 한다라는 말이 있을만큼 여우는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완 동물로서의 여우도 주인에게 충성을 다할까요? 또한, 실제로 여우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게 가능한 걸까요?
여우는 개과 동물이지만, 다른 성격을 가졌어요.
여우는 생물학적으로 개과에 속합니다. 즉, 유전적으로는 늑대나 개와 같은 뿌리를 공유합니다.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생활한 개와 달리, 여우도 다른 동물처럼 야생의 본능이 남아 있습니다.
심지어 여우를 고양이의 몸에 개의 뼈대를 가진 동물이라고도 표현합니다. 그만큼 고양이와 개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여우는 고양이처럼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사냥감이 없을 때는 조용하게 숨어 지냅니다. 반면 강아지처럼 호기심이 많고 사람의 반응에 흥미를 보이기도 합니다. 여우는 가끔 사람에게 다가와 꼬리를 흔들기도 하고 먹이를 주는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우는 무리 생활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강아지와 다르게 충성심이라는 개념이 크게 없습니다. 강아지는 인간을 무리의 리더로 인식하면서 신뢰와 복종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반면 여우는 독립적인 존재처럼 생활합니다. 그래서 인간과의 관계를 필요에 따라 선택합니다.
여우, 반려동물로 키울 수 있을까?
한국에서 여우는 일반적으로 야생동물 보호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여우는 멸종위기종 or 보호 대상이기 때문에 허가 없이 사육할 수 없습니다. 일부 나라에서는 연구나 사육 목적으로 가축화된 여우(domesticated fox)를 기르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벨야예프 실험을 통해 점점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따르는 여우들이 탄생했죠. 이러한 여우들은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고 사람의 손길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야생의 본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낯선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도망치거나 방어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야생동물의 인공사육 허가제를 통해 예외적으로 사육이 가능하지만, 전문 시설을 갖추고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일반 가정에서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여우가 대중적인 반려동물이 되지 못한 이유
여우는 사회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사람과 함께 사는 걸 즐기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훈련이나 교감이 어렵습니다. 순해보이지만서도 종종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입니다. 또한 여우는 향선이라는 분비샘에서 강한 냄새를 냅니다. 영역 표시를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라 실내에서 키우기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윤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야생성이 남아 있는 동물을 우리의 생활틀에 맞춘다면, 결국 반려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일부 동물보호 단체는 "여우는 귀엽지만, 집에서는 행복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아직 여우는 인간의 반려 동물이 되기에는 성급해 보이기도 합니다.
여우는 너무나도 매혹적입니다. 저도 한때 여우를 키우는 영상을 많이 찾아보곤 했죠. 여우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고, 개처럼 친근해요. 이런 점들이 여우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가끔 숲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여우 한 마리를 볼 수 있다면, 그 순간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만남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