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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과학 이야기/동물들의 재밌는 과학 이야기

경북에 나타난 ‘서벌’…아프리카 야생고양이

by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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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경북 산속에서 정체불명 점박이 고양잇과 동물 포획”을 보셨나요? 화면에 잡힌 동물은 얼룩무늬에 귀가 쫑, 다리가 길쭉해서 한 눈에 봐도 그냥 고양이는 아닌 느낌이었죠. 그 녀석의 이름이 바로 아프리카 야생고양이, 서벌입니다.

“아니, 저런 동물이 왜 우리나라 산에…?”라는 의문이 들면서 내용을 찾아봤습니다. 알고 보니 점프력은 거의 캥거루급, 귀는 거의 ‘도청 수준’, 생김새는 또 치타 축소판 느낌이라 꽤 매력적인 포식자더라고요.

아프리카 출신 ‘기린 고양이’, 서벌의 첫인상

서벌(Serval)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널리 분포하는 야생 고양이로, 물가가 있는 초원, 습지, 갈대밭 같은 곳에서 살아갑니다. 황갈색 몸에 검은 점과 줄무늬, 그리고 길쭉한 다리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서벌을 보고 “기린 고양이”, “캥거루 고양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서벌의 몸길이는 꼬리 빼고 60–90cm, 어깨 높이는 40–65cm, 체중은 대략 7–18kg 정도입니다. 일반 집고양이가 3–5kg 정도니까, 크기감이 거의 중형견이랑 비슷하다고 느껴지실 거예요. 그런데 체형이 마르고 다리가 과하게 길어서, 실제로 보면 “어… 생각보다 훨씬 길쭉한데?” 싶은 묘한 비율입니다.

재미있는 건, 고양잇과 동물들 중에서 몸 크기에 비해 다리가 가장 긴 축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긴 다리는 높은 풀 사이를 헤치고 다니기에도 좋고, 잠시 두 발로 서서 주변을 살피기에도 유리하죠. 그래서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점박이 유령이 풀숲 사이를 미끄러지듯 다닌다”는 표현도 쓴대요.

수명은 야생에서 10–12년 정도, 사람 손을 타는 개체는 20년 가까이 산 기록도 있습니다. 

3m를 뛰어오르는 점프왕, 서벌의 사냥 스킬

서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점프력입니다. 관찰 기록에 따르면 서벌은 제자리에서 수직으로 약 2~3m, 어떤 자료는 최대 3.6m까지 뛰어올라 날아가는 새를 정면으로 덮친다고 합니다.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집에 있는데, 강아지만 한 고양이가 거실에서 냉장고 높이까지 점프해서 뭔가를 후려친다… 이 시점에서 이미 가정용 동물의 스케일은 넘어선 거죠.

이 점프에는 서벌 특유의 ‘수직 점프’ 동작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거의 스프링처럼 일직선으로 튀어 오르다가, 공중에서 몸을 살짝 말아서 앞발로 먹이를 내려찍는 방식인데, 이 동작만으로도 작은 먹이는 그대로 기절하거나 죽을 정도라고 합니다. 실제 영상들을 보면, “저건 그냥 고양이 스킨을 쓴 탄도 미사일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확하게 떨어져요.

귀도 놀라운 무기입니다. 서벌의 귀는 몸집 대비 매우 크고, 두개골 구조도 길게 늘어나 있어서 청각이 특히 발달해 있습니다. 실험과 관찰에 따르면, 지하 수 cm 정도에서 움직이는 설치류의 소리를 듣고 위치를 파악한 뒤, 그 자리 땅을 앞발로 내리쳐 잡는 행동이 자주 관찰됩니다. 어떤 자료에서는 “서벌 한 마리가 1년에 쥐를 4,000마리까지 잡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생태계에서 설치류 조절에 큰 역할을 하는 포식자로 평가합니다.

먹이 구성은 들쥐, 몰랫, 새, 개구리, 도마뱀, 곤충, 때로는 물고기까지 꽤 다양합니다. 사냥 성공률도 높은 편이라, 같은 지역에 사는 사자보다 개인 사냥 효율은 더 좋다는 연구도 있어요. 그래서 아프리카에서는 농경지 주변에서 설치류를 줄여주는 ‘생태계의 쥐퇴치 전문가’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집고양이보다 크고, 서벌보단 작은 그 녀석: 사바나캣

처음에 말씀하신 “서벌이랑 고양이 사이 크기”의 동물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던 바로 사바나캣(Savannah cat)입니다. 사바나캣은 야생 서벌과 집고양이를 교배해서 만든 잡종 고양이로,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번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외형은 서벌을 많이 닮았지만,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성격을 어느 정도 순화시킨 ‘디자인 캣’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크기만 놓고 보면, 딱 집고양이와 서벌 사이에 걸쳐 있습니다. 서벌이 몸길이 60–90cm, 체중 7–18kg라면, 사바나캣은 보통 몸길이 50cm 안팎, 어깨 높이 35–45cm, 체중은 6–11kg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큰 개체는 12–15kg까지 가기도 해서, 집에서 보면 거의 소형견이 아니라 중형견 느낌에 가깝습니다.

유전적 구성에 따라 F1, F2, F3 같은 세대로 나누는데, F1은 서벌 유전자가 절반 정도라 야생적인 성향과 덩치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F3 이후로 갈수록 집고양이 쪽 특성이 강해집니다. 그래도 공통적으로 활동량은 높고, 호기심은 남다르고, 문 따고, 서랍 열고, 선반 오르는 능력은 탁월한 편이라, “집 안의 작은 정글러”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죠.

성격 자체는 사람에게 비교적 잘 정이 들고, 산책 줄도 잘 배워서 산책을 나가기도 하고, 던져준 장난감을 물어오는 ‘개냥이’ 면모를 보이는 개체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능과 에너지가 너무 높다 보니, 충분한 놀이나 환경 풍부화가 안 되면 집안을 초토화시킨다는 의미에서 “집에 사바나캣이 있으면, 인테리어는 포기하라 같은 농담 섞인 표현도 나오더군요.

서벌은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서벌은 IUCN 기준으로는 아직 멸종위기 최상위 단계는 아니지만, 개체군 감소 우려가 있어서 ‘관심 필요’로 평가됩니다. 서식지 파괴, 밀렵, 모피 거래, 그리고 애완동물 목적의 불법 포획·거래가 서벌에게 부담이 되는 위협으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서벌은 국제 이동과 거래가 엄격하게 관리됩니다.

문제는, 서벌이 외모만 보면 “와, 저거 집에서 키우면 진짜 간지 나겠다”라는 생각을 유발하는 동물이란 점입니다. 실제로 북미, 유럽에서는 서벌을 반려동물로 들였다가, 탈출하거나, 공격성 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탈출한 서벌이 차량에 치여 죽거나, 구조되기까지 굶주리며 돌아다니는 사례도 있어서,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서벌을 “반려동물로 적합하지 않은 종”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서벌이나 사바나캣을 수입해 키우는 사례가 있고, 법적으로는 수입 허가, 검역, 마이크로칩 등 여러 조건이 붙습니다. 하지만 경북에서 포획된 서벌처럼, 탈출이나 유기가 한 번 발생하면 그 다음부터는 야생동물도, 반려동물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한국 산과 들은 서벌이 진짜 의미에서 ‘집’으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피해는 동물과 우리 생태계가 함께 떠안게 되죠.

경북 서벌 뉴스가 남긴 질문

경북 산에서 발견된 서벌은 거의 확실히 인간 때문에 거기에 있게 된 동물입니다. 스스로 대륙을 건너온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에 자연 분포하는 종도 아니니까요. 누군가의 호기심, 혹은 충동적인 선택이, 한 생명을 낯선 산속에 덩그러니 남겨둔 셈입니다.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서벌이 한국에 정착해 번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후, 서식지, 먹이 구성 등 많은 조건이 아프리카 사바나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좀 돌아다니다 죽겠지” 수준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사이에 만나는 토종 소형 포유류, 새, 양계장 닭, 길고양이, 소형견들까지 모두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북 서벌 뉴스로 부터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야생동물을 얼마나 쉽게 ‘소유’하려 드는지”, “동물이 진짜 행복할 환경을 고민해 본 적은 있는지”를 묻는 느낌이랄까요. 한 편으로는, 우리나라 산에는 원래부터 살던 삵, 너구리, 오소리, 고라니 같은 친구들이 더 잘 보존될 수 있으면 좋겠고, 서벌은 다시 자신이 태어난 사바나에서, 풀 사이를 가르고 3m 가까이 뛰어오르며 사냥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