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는 사람만 살기 힘든 곳이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꽤 살벌한 환경이에요. 그래도 그 척박한 고원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참 다양하더라고요. 오늘은 티베트에 사는 동물들에 관해 알아볼게요.
티베트 고원의 환경, 왜 그렇게 극한일까
티베트 고원은 평균 해발이 4,000 m 안팎이라 ‘지붕 위의 세계’라고 불립니다. 공기가 희박하고, 겨울은 길고, 일교차는 크고, 자외선은 강하죠. 저지대 동물들이 그대로 올라가 살기에는 거의 최악의 조건이라, 이곳 동물들은 공통적으로 ‘산소가 적고 추운 곳에 버티기 위한’ 특별한 적응을 갖고 있어요.
설표 – 산의 유령
티베트를 상징하는 동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설표, 스노우 레오퍼드(snow leopard)예요. 가파른 절벽과 바위 능선을 거의 유령처럼 오르내린다고 해서 “Ghost of the Mountains”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죠.
설표는 두툼한 털, 긴 꼬리, 작은 귀를 가지고 있어 체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얇은 공기에서도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코와 흉곽 구조가 발달해 있습니다. 이들은 티베트 고원의 최상위 포식자로, 야크 새끼, 티베트영양, 블루쉽 같은 초식동물 개체 수를 조절하면서 생태계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요.
야크 – 고원 위의 생명줄
야크(yak)는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표 가축입니다. 야생 야크는 1톤이 넘는 거대한 체구에, 등에 긴 털이 늘어진 모습이 인상적인데, 해발 4,000 m 이상의 고지대에서도 버틸 수 있게 폐와 혈액, 심장이 발달해 있죠.

일반 소보다 폐와 심장이 크고, 산소 운반 능력이 좋은 쪽으로 적응해 있다고 알려져 있어 희박한 공기 속에서도 오래 걸으며 풀을 뜯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우유, 고기, 털, 운반력, 심지어 말린 분까지 땔감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고원 위의 생명줄 같은 존재예요.
티베트영양와 키앙 – 달리기 선수들
티베트영양(Tibetan antelope, 치루), 티베트가젤, 키앙(티베트 야생당나귀) 같은 초식동물도 고원의 대표 선수들입니다.
티베트영양은 가벼운 체구와 따뜻한 속털 덕분에 강한 바람과 추위를 버티며, 넓은 초원을 이동해 다니죠. 키앙은 현존하는 유일한 야생 말과 동물 중 하나로, 4,500 m 이상 고도에서도 살면서 거친 풀을 뜯으며 장거리를 이동합니다. 이들은 설표, 늑대 같은 포식자의 주요 먹잇감이라, 고원 생태계의 에너지 순환을 떠받치는 기반이 돼요.
고원피카와 티베트여우 – 작은 초식동물과 그 포식자
티베트 고원에서 빠지지 않는 조연이 바로 고원피카(plateau pika)예요. 작은 몸집으로 풀과 씨앗을 먹으며 살고, 자신은 여우, 맹금류, 담비 등의 중요한 먹이가 됩니다.

고원피카는 저산소, 저온 환경에 맞춰 에너지 대사와 대사물질 구성이 고도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어, 고산 적응 연구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 피카를 노리는 대표 포식자가 티베트여우(Tibetan fox)인데, 네모난 박스 얼굴 같은 독특한 외형 덕분에 사진만 봐도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동물이죠.
고원의 새들 – 흑목두루미와 줄기러기
포유류뿐 아니라, 흑목두루미(black-necked crane), 줄기러기(bar-headed goose) 같은 새들도 티베트 고원을 상징합니다.
흑목두루미는 해발 3,000 m 이상의 습지에서 번식하는 드문 두루미로, 티베트 불교 문화에서 신성한 새로 여겨져요. 줄기러기는 히말라야 상공을 넘어가는 것으로 유명한데, 산소가 부족한 고고도에서 날 수 있도록 심폐 기능과 혈액이 특화돼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티베트 동물들이 남기는 이야기

티베트 고원은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극한 환경 실험실’ 같은 곳입니다. 눈표범, 야크, 영양, 피카, 여우, 새들까지 모두가 저산소, 한랭, 강한 자외선이라는 조건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적응해 살아왔죠.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영구동토가 녹고, 초원이 사막화되면서 이 동물들의 서식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연구들도 계속 나오고 있어요. 언젠가 직접 티베트 고원을 밟게 된다면, 풍경뿐 아니라 그 속에서 버텨온 동물들의 적응 이야기도 함께 떠올려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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