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 관찰자"의 알콩달콩 신혼생활/신혼여행

[탄자니아 4일차]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응고롱고로 국립공원으로 이동! (기린, 아가마 므완자, 응고롱고로 분화구)

by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2. 15.
반응형
SMALL

세렝게티 멜리아 리조트에서의 2박 3일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응고롱고로 국립공원으로 이동하는 날이었어요. 탄자니아 국립공원들은 입장료가 24시간 단위로 계산돼서, 하루씩 체크인, 체크아웃하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12에 맞춰 세렝게티를나가야 해서 (응고롱고로도 12시로 시간 맞춰 나가야하니), 아침부터 서둘러 짐을 싸고 체크아웃 준비를 했어요.

세렝게티 체크아웃, 아쉬움 가득한 아침

멜리아 세렝게티에서의 마지막 아침은 괜히 더 분주하면서도 아쉬운 느낌이 섞여 있었어요. 전날까지 게임드라이브를 다니느라 지쳐 있었는데도, “여기 풍경이랑 동물들을 오늘까지만 본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창밖만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세렝게티는 국립공원 특성상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모두 입장 시간 기준 24시간 단위로 관리돼서, 시간을 넘기면 하루 입장료를 더 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가이드도 슬쩍 눈치를 보면서 “오늘은 제시간에 꼭 나가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죠.

세렝게티 초원이 보이는 숙소 뷰 (검은줄은 방충망)

짐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숙소에서 세렝게티 초원을 간단히 사진도 찍었어요. 너무 비현실적인 풍경이라, 떠나는 순간까지도 실감이 잘 안 나더라고요.

세렝게티에서 응고롱고로로, 길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동

지도만 보면 세렝게티에서 응고롱고로까지 거리가 막 엄청 멀어 보이진 않는데, 실제로 이동해 보면 시간이 꽤 오래 걸려요. 대부분이 포장도로가 아닌 비포장도로라 그런것 같아요. 길이 울퉁불퉁하고, 흙먼지가 훅훅 올라오고, 차가 덜컹덜컹 튀어요.

그래도 이 길이 지루하진 않았어요.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모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길 자체가 하나의 사파리거든요. 창밖만 봐도 누군가 계속 지나가요, 얼룩말, 누, 톰슨가젤… 그러다 정말 압도적인 순간이 있었는데, 응고롱고로 쪽으로 가는 길에 엄청 큰 기린 떼를 만난 거예요. 차 바로 옆을 여유롭게 걸어가는데, 길게 뻗은 다리, 우아하게 움직이는 목, 초원을 가로지르는 실루엣이 너무 멋있었어요.

가다가 만난 기린 가족

세렝게티 출구에서의 점심, 그리고 특이한 도마뱀

중간에 세렝게티 출구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내렸어요. 공원 게이트 근처에는 대부분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피크닉 구역이나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여기서도 간단한 도시락을 꺼내 먹었죠. 

밥을 다 먹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주변을 산책했어요. 너무 멀리까지는 못 가고, 그래도 주변을 천천히 돌면서 사진도 찍고, 공기도 마시고, “우리가 아프리카 한가운데 있구나”를 실감하는 시간을 가졌죠. 그런데 거기서 정말 신기한 도마뱀을 봤어요. 몸 반은 파랗고, 반은 빨간 색을 띄고 있는 도마뱀이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세렝게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아가마 도마뱀 계열이더라고요.

아가마 므완자 도마뱀

이 도마뱀 이야기는 제가 따로 동물 글로 정리해둔 게 있어서, “세렝게티의 파란·빨간 도마뱀”이 궁금하시면 이 글도 참고해보세요.

2026.02.14 - [쉬운 과학 이야기/동물들의 재밌는 과학 이야기] - 몸 반은 빨갛고 반은 파란 도마뱀, 아가마 므완자

응고롱고로 입성! 

점심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서 응고롱고로 보호구역 입구로 향했어요. 응고롱고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활동을 멈춘 화산 분화구가 있는 보호구역이고, 현재는 야생동물 보호, 마사이족의 전통적인 방목, 관광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에요. 입구 쪽에 도착해서 저희도 인증샷을 남겼어요.

사실 “응고롱고로(Ngorongoro)”라는 이름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현지 마사이족 언어에서 응고롱고로는 소 방울 소리가 나는 소리, 또는 소가 움직일 때 들리는 울림 같은 소리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설명에서는 “소가 우는 소리를 닮은 이름”이라고 소개하기도 해요.

응고롱고로 분화구

응고롱고로로 올라가는 길에 마사이족의 집과 사람들도 실제로 볼 수 있었어요. 초원 한가운데 동그랗게 둘러진 울타리, 전통 가옥, 그 사이를 오가는 소 떼…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느낌이었어요. 마사이족은 전통적으로 목축업을 하면서 살아가는 부족인데, 남자들이 긴 막대기를 들고 가축들을 몰고 다니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마사이족 마을

길목에서 보이는 이 일상적인 풍경은 또 다른 울림이 있었어요. “우리는 여행을 하다가 지나가는 사람인데, 이 사람들은 여기서 매일의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분화구 뷰 숙소에서 만난 응고롱고로의 압도적인 풍경

드디어 숙소인 세레나 롯지에 도착했어요. 숙소는 응고롱고로 분화구 가장자리, 그러니까 크레이터 림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객실이나 테라스에서 분화구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조였어요.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짐 풀기보다 커튼을 활짝 치는 거였죠.

숙소에서 보는 응고롱고로 분화구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장관”이라는 말밖에 안 나왔어요. 거대한 원형 분화구 안쪽으로 초원, 숲, 호수가 어우러져 있고, 그 안을 조금씩 움직이는 동물들의 점 같은 실루엣이 보였어요. 사진으로 많이 보던 풍경이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스케일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아, 내일은 저 아래로 내려가서 게임드라이브를 하는 거구나” 생각하니까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해졌어요.

해가 지고 나니, 꽤 춥다

응고롱고로는 해발이 꽤 높은 편이라, 날씨가 세렝게티랑은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어요. 분화구 가장자리인 크레이터 림은 약 2,300m 정도의 고도라서, 낮에는 선선한 편이고, 밤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제법 쌀쌀해져요. 보호구역 전체는 대략 1,000m대부터 3,600m 이상까지 고도가 다양하게 분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탄자니아 안에서도, 세렝게티보다 응고롱고로가 훨씬 서늘한 느낌이 나는 거죠.

처음엔 “아프리카인데 설마 그렇게 춥겠어?” 했는데, 해가 지고 나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까 얇은 옷으로는 좀 버거웠어요. 숙소 측에서도 객실에 담요를 넉넉히 두고, 난방이나 온수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더라고요.

침대에 누워서 내일 있을 응고롱고로 크레이터 게임드라이브를 생각하니까, 너무 설렜어요. “저 아래 분화구 안에서는 또 뭘 보게 되는가!” 하는 기대감이 점점 커졌죠. 세렝게티에서의 거친 초원이 주는 감동과는 또 완전히 다른, 웅장한 분화구의 스케일이 “내일을 절대 실망스럽게 만들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을 주더라고요.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