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자니아 세렝게티 사파리를 계획하신다면, 한 번쯤은 아루샤에서 세렝게티 안쪽으로 들어가는 경비행기를 고민하게 되시죠. 저도 이번 신혼여행에서 처음으로 경비행기를 타고 아루샤 공항에서 세렝게티의 세로네라 공항까지 날아갔는데요, 생각보다 정말 인상 깊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제 여행 세렝게티 전체 일정은 다음 블로그글을 참고하세요.
2026.01.11 - ["자연 관찰자"의 알콩달콩 신혼생활/신혼여행] - 탄자니아 사파리 여행 상세 일정, 심바투어를 통해 진행!
아루샤에서 보낸 첫날, 그리고 아루샤 공항
탄자니아에 도착한 첫날은 아루샤에 있는 [하라다일 홈]에서 푹 쉬었어요. 긴 비행을 마치고 몸이 좀 늘어져 있었거든요. 킬리만자로 공항 근처인 아루샤는 탄자니아 북부 사파리 여행의 거점 같은 도시입니다.
2026.01.16 - ["자연 관찰자"의 알콩달콩 신혼생활/신혼여행] - 탄자니아 첫날, 아루샤 [하라다일 홈] 숙박 후기
이튿날 아침, 본격적으로 세렝게티로 들어가기 위해 아루샤 공항으로 이동했어요. 국내선 공항이고, 활주로는 하나뿐인 소형 공항이지만, 북부 사파리 루트를 오가는 여행자들에게는 일종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에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플라이트링크 (https://www.flightlink.co.tz/)와 같은 소형 항공사들이 이곳을 베이스로 세렝게티, 응고롱고로, 잔지바르, 다르에스살람 등 국내 여러 도시와 자연공원을 연결하고 있어요.
저는 그중에서 플라이트링크를 이용했고, 인당 10만 원정도 였어요 (25년 여름 예매 기준). 국내선이다 보니 수속은 단순한 편이고, 체크인과 보안 검색을 포함해도 길지 않게 끝났습니다.

다만 이 공항을 이용하실 때 한 가지 꼭 기억하셔야 할 점이 있는데, 비행시간이 꽤 자주 바뀐다는 거예요. 출발 시간이 예정보다 앞당겨지는 경우도 있어서, 최소 출발 2~3시간 전에는 도착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아 참! 공항 내부는 에어컨도 있어서 시원하고, 화장실은 매우 깨끗하니 공항 걱정하지 마세요. 카페와 가벼운 식당 소소한 기념품샵들도 같이 있습니다.
처음 타본 경비행기, 그리고 응고롱고로 분화구를 지나 세렝게티로
활주로로 나가자, 진짜 ‘경비행기’가 눈앞에 서 있었어요. 좌석 수는 15인승 정도로 많지 않았고, 일반적인 국제선 비행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아담한 크기라 처음에는 조금 긴장됐어요. 탑승구를 문 열고 나가면 바로 타는 방식이라, 오히려 버스 타듯이 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캐리어는 일반 하드캐리어를 그대로 가져갔어요. 인터넷에서 종종 천재질 가방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적어도 제가 탔을 때는 그런 제약은 없었어요. 다만 무게는 중요한데, 제가 탄 비행은 20kg을 넘기면 추가 비용이 붙는 구조였습니다.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니 조종석 바로 뒤가 승객 좌석이라, 계기판을 조작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어요. 출발 준비를 하는 손동작 하나하나가 다 보이니까, 평소에 못 보던 장면을 보는 것 같아서 괜히 설레더라고요.

경비행기라고 해서 서비스가 전혀 없는 건 아니고, 작은 아몬드 초콜릿 하나와 생수를 나눠주더라고요. 짧은 비행이었지만 이런 소소한 간식이 기억에 남았어요. 비행기에서 초콜릿 하나 먹었으면서 ‘아 이제 진짜 여행이 시작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늘 위로 올라가자, 아래쪽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도시가 조금씩 멀어지다가 금방 붉은 흙길과 초원 같은 풍경들이 이어졌어요. 비행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고 가다보니 기체 왼쪽 아래로 거대한 원형 분지 같은 게 보였는데, 그게 바로 응고롱고로 분화구였어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공항으로 들어올때도, 응고롱고로 분화구를 본 것 같았어요. 근데 그때는 그게 응고롱고로 분화구인지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경비행기에서는 확실하게 볼 수 있었어요. 위에서 내려다봐도 그 규모가 느껴졌어요. 산 능선이 둥글게 둘러싸인 채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고, 가운데 평원에는 초록빛 풀밭과 호수가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마치 거대한 자연의 그릇을 위에서 그대로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요. 나중에 직접 가볼 생각에 벌써 들떠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보는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사바나, 멀리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차들, 작은 점처럼 보이는 나무들까지. 저는 창문에 거의 얼굴을 붙이다시피 하면서 혹시 코끼리나 기린이 안 보이나 열심히 찾았는데, 그때는 잘 안 보이더라고요. 나중에 사파리를 실제로 달려보니, 위에서 동물을 찾는 게 왜 어려운지 바로 알겠더라고요. 땅이 너무 넓고, 초원은 생각보다 더 끝이 없었어요.
세로네라 공항에 도착, 세렝게티의 한가운데로 착륙
그렇게 한참을 날다가, 저 멀리 붉은색 활주로 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주변에는 큰 건물도 없고, 초원 위에 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곳이 바로 세렝게티 국립공원 중심부에 위치한 세로네라 공항(Seronera Airport)이었어요.
이름은 공항이지만, 실제로는 작은 대기실 건물이 하나있는 정말 소박한 곳이에요. 그래도 세렝게티 사파리의 중심 허브답게, 여러 사파리 차량들이 여행객을 태우기 위해 활주로 옆에 줄지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사파리가 시작되는 느낌이었어요.

비행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공기부터 확 달랐어요. 도시의 공기와는 다른, 약간 뜨겁고 흙냄새가 섞인 공기. 그리고 눈을 돌리는 곳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보였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풀들! ‘아, 이제 진짜 아프리카 한가운데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어요.
경비행기는 솔직히 조금 무서울 줄 알았는데, 막상 타보니 생각보다 안정적이었어요. 물론 큰 여객기와 비교하면 안정감은 덜하겠지만요. 파일럿이 바로 눈앞에 보이다 보니 이상하게 믿음이 가더라고요. 무엇보다, 이런 비행을 통해 응고롱고로 분화구와 세렝게티 초원을 하늘에서 내려다봤다는 경험이 너무 특별해서, 약간의 긴장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루샤 공항에서 세로네로 공항까지 가는 경비행기 여정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선택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탄자니아를 만나고 싶은지에 대한 선택 같았어요. 조금은 낯설고 작은 비행기였지만, 그만큼 더 가까이에서 파일럿의 호흡을 느끼고, 하늘 위에서 응고롱고로와 세렝게티를 통째로 내려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이 경비행기 루트가 걱정되더라도 한번 정도는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비행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과, 응고롱고로 분화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 짧은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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