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 투어를 준비하면서 좋은 숙소가 아니면 버틸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어서, 투어사에 중고급형 롯지를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선택한 곳이 바로 멜리아 세렝게티 롯지(Meliá Serengeti Lodge, Nyamuma Hills)였습니다.
세렝게티에는 워낙 유명한 포시즌스 롯지도 있지만, 결정하기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그래서 조금 더 합리적인, 그래도 이름 있는 롯지를 고르자 해서 선택한 곳이 멜리아였죠. 막상 가보니 "결코 아쉽지 않은 선택이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멜리아 롯지는 텐트형이 아닌 건물형 숙소라서 안정감이 있고,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잘 관리된 느낌이었어요. 사파리 일정 동안 묵었던 숙소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올인클루시브 형태라 식사와 기본 음료, 일부 주류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비용 걱정 없이 편하게 즐기기 좋았어요.

사파리 사진만 보면 맨날 똑같은 옷만 입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일 빨아서 입은 옷이에요. 모래랑 먼지가 너무 심해서, 차라리 더러워져도 되는 옷만 반복해서 입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게다가 총 3주간 여행인데, 중간에 경비행기를 타느라 짐 무게를 20kg으로 맞춰야 해서 옷을 많이 챙기지도 못했답니다.
참고로 저희는 4박 5일 사파리 투어였고, 세렝게티 2박, 응고롱고로 1박, 타란기레 1박을 지냈어요. 나머지 두 숙소 후기도 차차 올릴 예정입니다.
위치가 궁금하시면 아래 지도를 참고하시면 좋아요.
주소 링크: 멜리아 세렝게티 롯지 위치 보기 (구글 지도)
객실과 로비 – 사파리 한가운데서 즐기는 모던한 편안함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세렝게티 평원을 내려다보는 인피니티 스타일의 수영장이었어요. 멀리까지 탁 트인 초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앞에 수영장과 레스토랑, 라운지가 이어져 있어서 ‘아, 진짜 아프리카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이 롯지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중심부 언덕 위에 위치해, 객실과 공용 공간에서 모두 파노라믹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걸로 유명해요.

객실로 가는 길은 저녁이 되면 조금 특별해집니다. 야생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다 보니 밤에는 경비원이 함께 동행해 줘요. 처음에는 “굳이 이렇게까지?” 싶었는데, 어두운 길을 같이 걸어가다 보니 이 규칙이 왜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자연 속에 머무는 만큼 안전 수칙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안심이 됐어요.
객실에 들어서면 첫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훨씬 깔끔하다”였어요. 침대는 넉넉한 크기였고, 짐을 펼쳐놓을 공간도 충분했습니다. 에어컨도 잘 작동해서 낮에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사파리를 돌고 와도 방 안은 시원하게 유지됐어요. 와이파이도 무료로 제공되는데, 사파리 한가운데라는 걸 감안하면 속도도 꽤 만족스러웠어요.

중간에 잠깐 정전이 되는 순간들이 있긴 했는데, 대부분 금방 다시 전기가 들어와서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이런 지역 특성상 전기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사전에 들어서인지, 오히려 “이 정도면 정말 잘 관리되는 편이구나” 싶었어요.
객실 안에는 미니바 냉장고가 있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음료는 올인클루시브에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추가 비용 없이 마실 수 있었어요. 탄산음료, 물, 와인, 맥주 같은 것들이 있었고, 땅콩, 바나나칩, 감자칩 같은 간식도 함께 준비되어 있어서 사파리 나갈 때 조금씩 챙겨가 먹었어요. 술도 있었지만, 매일 새벽부터 나갔다가 해 질 무렵에 들어오는 일정이라 너무 피곤해서 결국 한 번도 못 마셨다는 게 지금 와서 조금 아쉬운 포인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침대에 누워서 보는 창밖 풍경이에요. 커다란 창을 통해 세렝게티 평원이 그대로 펼쳐지고, 아침에는 망원경으로 버팔로, 얼룩말이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언제 또 이런 뷰를 객실에서 볼 수 있을까” 싶어서, 괜히 아침마다 조금 더 일찍 눈이 떠지더라고요.

화장실과 욕실도 깨끗했어요. 샤워부스도 따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개인 필터 샤워기를 들고 오셨다면 연결해서 사용하기에도 괜찮아요. 수질도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양치질만큼은 생수로 했습니다. 호텔에서 객실에 생수를 넉넉히 채워줘서 양치할 때 사용할 물도 항상 충분했어요.

수영장, 자연, 그리고 멜리아의 세심한 서비스
둘째 날에는 사파리 일정을 조금 일찍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수영장에 가봤어요. 수영장은 길게 뻗어 있고, 멀리 세렝게티 초원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마치 자연과 수영장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에요. 물은 꽤 차가운 편이라 오래 들어가기는 조금 힘들었고, 그래서인지 실제로 물에 들어간 사람보다는 선베드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수영장 주변에는 선베드와 파라솔이 잘 배치되어 있고, 직원분들이 먼저 다가와 타월을 깔아주고 파라솔도 펼쳐줍니다. 이런 자잘한 서비스들이 쌓이다 보니, “사파리 중인데도 리조트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올인클루시브에 포함된 음료는 수영장에서도 주문해서 마실 수 있어서, 차가운 주스나 탄산음료를 한 잔 들고 앉아 있으면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이 됩니다.
수영장 한쪽에는 버팔로 뼈 전시물이 놓여 있어서 묘하게 이곳이 ‘야생 한가운데’라는 걸 다시 상기시켜줘요. 그리고 저희가 있었을 때는 원숭이와 새들이 가끔씩 물을 마시러 와서, 작은 동물 다큐멘터리를 눈앞에서 보는 기분이었어요. 사진으로 못 담은 게 지금도 조금 아쉽습니다.

숙소에는 작은 헬스장도 있어서,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간단하게 몸을 풀기에도 좋아요. 끝없는 초원을 바라보며 러닝머신도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새벽 사파리, 점심 사파리를 다니느라 헬스장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지만, 장기 투숙이라면 하루쯤은 체력 관리용으로 들를 만한 공간이었어요.

식사와 점심 도시락, 그리고 작은 팁

멜리아 롯지의 식사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저녁은 스프, 스타터, 메인, 디저트로 이어지는 코스 형식이고, 각 코스마다 세 가지 정도 메뉴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에요. 매일 메뉴 구성이 조금씩 바뀌어서, 이틀 머무는 동안에는 질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아침 역시 코스처럼 기본 구성이 나오고, 여기에 먹고 싶은 메뉴를 추가로 시킬 수 있어요. 첫날에는 이런 시스템을 잘 몰라서 코스를 그대로 주문한 뒤에 에그베네딕트를 추가했더니 양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날에는 먹고 싶은 메뉴만 단품으로 골라서 주문했어요. 식사량이 적으신 분들은 처음부터 단품 위주로 구성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식사를 하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손님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둘째 날 저녁에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멀리서 코끼리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와 주변에서 풀을 뜯어 먹고 가더라고요.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었어요. 그 순간만큼은 식사가 아니라, 라이브 사파리 쇼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점심은 사파리 일정 특성상 대부분 야외에서 해결하게 됩니다. 호텔에서 런치박스 형태로 도시락을 준비해주는데, 피크닉 사이트에 도착하면 뷔페처럼 펼쳐놓고 먹거나, 개인 도시락처럼 포장된 것을 꺼내 먹을 수 있어요. 전날 저녁에 다음날 점심 메뉴나 선호 음료를 물어보고, 그에 맞춰 준비해주는 시스템이라 꽤 체계적이었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음식에 예민하시거나 한식 입맛이 강하신 분들은 꼭 김자반, 고추장을 챙겨가세요. 며칠 계속 서양식 위주로 먹다 보니 점점 익숙한 맛이 생각나더라고요. 저희는 김자반과 고추장을 챙겨간 덕분에 매 끼니 조금씩 곁들여 먹으면서 한결 편하게 지냈어요. 나중에는 빵을 고추장에 찍어 먹는, 상상도 못 했던 조합까지 시도해 봤답니다.

총평 – “다시 가도 여기서 5일은 묵고 싶다”
사파리 투어 동안 묵었던 숙소들 중에서, 세렝게티 멜리아 롯지는 단연 1순위였어요. 객실은 넓고 쾌적하며, 청소 상태도 늘 깔끔했고, 욕실, 침구, 공용 공간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풍경 하나만으로도 들를 가치가 충분해요. 작은 헬스장, 바, 레스토랑 등 기본적인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직원분들의 친절함과 세심한 서비스가 전반적인 만족도를 많이 끌어올려줍니다.
올인클루시브라 식사와 기본 음료, 미니바 일부까지 포함된 점도 장점이지만, 그만큼 숙박비가 저렴한 편은 아니에요. “단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가격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였어요. 사파리 일정 중에 하루 이틀 정도는 이런 곳에서 푹 쉬어가는 것도 여행 전체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3일은 그냥 쉬고만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낮에는 사파리 나갔다가, 오후에는 수영장이나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 들고 평원을 바라보다가, 저녁에는 천천히 코스 요리를 즐기는 일정이면,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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