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은 괜히 포근하게 느껴지고,
비 오는 날은 기온보다 훨씬 더 춥게 느껴질 때 많지 않으신가요?
“온도계 숫자는 비슷한데, 몸이 느끼는 건 완전 딴판”인 이 느낌을 과학적으로 한 번 같이 풀어볼게요.
눈 오는 날은 왜 따뜻하게 느껴질까?

1. 눈이 오려면, 생각보다 덜 춥다
먼저 기본부터 정리해볼게요.
눈은 보통 기온이 대략 -5도에서 +2도 사이일 때 잘 옵니다.
한겨울에 영하 10~15도까지 떨어지던 날, 다음날 예보에 “내일 눈 와요”라고 뜨면
왠지 “아, 내일은 조금 풀리겠다” 하는 생각 드실 때 있죠?
실제로 눈이 올 때는, 더 따뜻한 공기 덩어리가 들어오면서 기온이 조금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체감상은 이런 느낌이에요.
- 영하 8도, 맑고 바람 부는 날 → 살 얼어붙는 느낌
- 영하 1도, 눈 펄펄 오는 날 → “어? 생각보다 할 만한데?”
숫자로는 둘 다 분명 춥지만, 우리 몸은 “엄청 춥다가 조금 덜 추워진 상태”를 따뜻해진 걸로 느끼는 거죠.
2. 눈은 차가운데, 단열재 역할을 한다
눈 자체는 얼음이라 당연히 차갑지만, 구조를 보면 부피의 90~95%가 공기라서
마치 속이 빈 스펀지 같은 상태예요.
공기가 많이 갇혀 있는 물질은 열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좋은 단열재가 됩니다.
우리가 입는 패딩이나 털옷이 따뜻한 것도 섬유 사이에 공기를 가두기 때문이죠.
그래서 눈이 쌓이면,
- 땅에서 위로 빠져나가는 열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 차가운 공기층 위에 “하얀 이불” 하나 더 덮는 효과가 나서, 기온이 더 급격히 떨어지는 걸 조금 막아줘요.
물론 낮에는 눈이 햇빛을 80~90% 정도 거울처럼 반사해서 지구 전체로 보면 더 차갑게 만드는 쪽이긴 합니다.
그래도 바로 눈이 쌓인 직후에는, 적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 느낌은 조금 완충해주는 역할을 해요.
3. 습한데, 오히려 덜 시린 공기
눈 오는 날은 공기 속 수증기가 거의 포화 상태라 상대습도가 높아요.
습도가 높으면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요,
피부에서 땀이 날 때, 증발 속도가 줄어든다는 거예요.
증발이 줄어들면, 증발하면서 빠져나가는 열(증발잠열)도 적어지고, 그만큼 체열 손실도 줄어듭니다.
쉽게 말하면,
“내 몸에서 공기 쪽으로 빠져나가는 열의 속도가 조금 줄어든 상태”라서
같은 기온이라도 눈 오는 날이 건조하고 바람 센 날보다 덜 시리게 느껴지는 거죠.
4. 눈 오는 날, 이상하게 조용한 이유 (바람)
눈 오는 날, 세상이 갑자기 조용해진 느낌 받아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눈송이들이 공기 흐름이나 소리를 조금씩 흡수해주기도 하고, 눈 오는 상황 자체가 대체로 바람이 아주 세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바람이 세면,
피부 바로 근처의 얇은 따뜻한 공기층이 계속 쓸려나가고
그 결과, 옷 안까지 차갑게 식으면서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져요.
이게 우리가 말하는 “바람이 매섭다”는 느낌이고,
눈 오는 날은 이 바람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 “기온은 낮은데 생각보다 괜찮네?” 하는 묘한 느낌이 생깁니다.
비 오는 날은 왜 더 춥게 느껴질까?

비 오는 날에는 눈과 거의 정반대 방향의 물리가 작동합니다.
1. 비 자체가 작은 ‘냉각기’다
비가 내릴 때, 공기를 통과하는 물방울은 주변 공기와 부딪히고 일부는 떨어지는 동안 증발도 해요.
이때 필요한 에너지를 주변 공기에서 가져가요.
- 물 한 방울이 증발하려면 꽤 큰 열(증발잠열)을 먹고요,
- 그 열을 공기, 피부, 옷감에서 빼앗아 가니까 우리가 “으슬으슬하다”라고 느끼게 돼요.
물은 비열도 굉장히 커서, 차가운 빗방울이 몸에 닿는 순간에도 내 체열을 많이 빼앗아갑니다.
거칠게 말하면, 몸에 “열 잘 빨아들이는 액체”를 계속 끼얹는 셈이죠.
2. 옷이 젖는 순간, 단열이 무너진다
눈은 웬만하면 털어낼 수 있지만, 비는 옷을 제대로 적셔버리잖아요.
옷이 젖는다는 건, 섬유 사이 공기층이 물로 바뀐다는 뜻이고, 이때부터 단열 기능이 확 떨어집니다.
게다가 젖은 옷에서는:
- 몸에서 나오는 열이 먼저 옷에 스며든 물을 데우는 데 쓰이고,
- 그 물이 다시 증발하면서 증발잠열을 가져가니까,
- 결과적으로 몸에 “냉각 코일”을 붙여놓은 것처럼 돼요.
그래서 똑같이 10도라도,
- 맑고 건조한 10도 → 그냥 쌀쌀한 정도
- 비 맞으면서 걷는 10도 → “왜 이렇게 춥지? 손이 얼얼한데…”
이렇게 체감 차이가 크게 나게 됩니다.
3. 위쪽의 차가운 공기를 끌어내리는 비
비가 오면 기온이 툭 떨어지는 느낌이 나는 건, 대기 구조도 한몫해요.
- 비는 높은 곳의 차갑고 습한 공기층에서 만들어지고,
- 물방울이 떨어지는 동안 주변 공기와 열, 수분을 주고받으면서 아래쪽 공기를 더 차갑고 습하게 바꿉니다.
여름 소나기 뒤에 갑자기 시원해지는 것도,
겨울 비 온 뒤에 더 으슬으슬해지는 것도, 이런 대기 혼합 효과와 증발냉각, 바람이 함께 작용한 결과예요.
눈 vs 비, 같은 온도라도 왜 이렇게 다를까?
예를 들어 둘 다 기온이 0~3도라고 가정해볼게요.
눈 오는 날과 비 오는 날, 우리 몸이 느끼는 체감은 꽤 다르게 세팅돼 있습니다.
| 요소 | 눈 오는 날 | 비 오는 날 |
|---|---|---|
| 주로 나타나는 기온 범위 | -5 ~ +2도, 지나치게 낮지 않은 추위 | 0도 이상, 계절에 따라 더 높은 기온도 흔함 |
| 단열 효과 | 쌓인 눈이 공기·땅을 어느 정도 단열, 바람·냉기 완충 | 옷·피부가 젖으면서 단열 붕괴, 체열 손실 가속 |
| 열 교환 방식 | 습도 증가로 증발냉각 감소, 바람 약한 경우 많음 | 빗방울과 증발이 주변 공기·몸에서 열을 크게 빼앗음 |
| 심리·시각 효과 | 하얗게 변한 풍경, 조용하고 포근한 느낌 | 회색 하늘, 젖은 도로, 우중충하고 축축한 느낌 |
| 체감 온도 경향 | 실제보다 약간 덜 춥게 느껴지는 편 | 실제보다 훨씬 더 춥게 느껴지는 편 |
정리해보면,
눈은 “원래 훨씬 추웠다가 조금 풀린 상태 + 눈의 단열 효과 + 비교적 약한 바람 + 포근한 이미지”가 합쳐지고,
비는 “옷 젖음 + 증발냉각 + 위쪽 차가운 공기 유입 + 우울한 풍경”이 겹치면서 더 춥게 느껴지는 거예요.
날씨는 숫자보다 ‘몸’과 ‘눈’이 먼저다
같은 3도라도,
- 해가 쨍하고, 바람 없고, 공기가 마른 날이면 “어, 산책 괜찮겠는데?” 싶고,
- 바람 불고, 비까지 내리면 “오늘은 그냥 집이 답이다…” 싶죠.
우리 몸은 단순히 기온 숫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습도, 바람, 젖은 정도, 햇빛, 풍경까지 한꺼번에 합쳐서 “오늘 날씨”를 판단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상청에 “현재 기온 2도”라고 떠 있어도,
창밖을 봤을 때 눈이 오면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은데?” 하고 나갔다가,
비로 바뀌는 순간 “아… 괜히 나왔다…” 이런 느낌 드는 것도, 사실 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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