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쉬운 과학 이야기/동물들의 재밌는 과학 이야기

부산 북항 상어 소동, 그 상어는 대체 왜 우리 바다로 왔을까?

by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9. 23.

지난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낯선 손님이 나타났어요.

3~4m 크기의 상어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던 거예요.

해수욕장도 아닌 도심 한복판 수로였으니, 다들 눈을 의심할 만했습니다.

이 상어는 사흘 넘게 수로 주변을 떠나지 않았는데요.

국립수산과학원은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이 상어를 추정했습니다.

소식이 퍼지자 상어를 직접 보러 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북항은 순식간에 '천연 아쿠아리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상어는 왜 하필 지금, 이 바다로 왔을까요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수온 상승이에요.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우리 바다의 평균 표층수온은 17.17도로, 2001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고등어, 참다랑어 같은 난류성 어종이 예년보다 훨씬 북쪽까지 올라왔고요.

이 먹잇감을 쫓아 상위 포식자인 상어의 활동 범위와 출현 빈도도 함께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산 북항 역시, 국립수산과학원은 방어 같은 난류성 어군을 쫓다가 상어가 수로까지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짚었어요.

 

숫자로 보면 더 뚜렷한 증가세

말로만 들으면 체감이 잘 안 되실 텐데, 통계를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 2022년 동해안 상어 출몰 신고, 1건에 그침.
  • 2023년에는 29건으로 급증.
  • 2024년에는 44건으로 다시 증가.
  • 2026년 상반기 기준 56건으로 집계, 전년 동기 대비 3.8배 수준.

짧은 기간 사이 가파르게 늘어난 셈인데요.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지난 56년(1968~2023)간 약 1.44도 상승해,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상승 폭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해요.

동해는 그중에서도 상승 폭이 가장 컸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원래 한국 바다엔 상어가 드물지 않았나요

사실 한국 연근해는 원래 대형 상어가 자주 출몰하는 해역은 아니었어요.

수온이 비교적 낮은 온대성 바다라, 아열대나 열대 해역을 선호하는 대형 상어들이 정착하기엔 조건이 맞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 도감 저자는 청상아리 같은 상어의 국내 출현 크기가 10여 년 전 2m 안팎에서, 3~4년 전부터는 3m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어요.

바다가 뜨거워지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상어 입장에서도 한국 바다가 점점 낯설지 않은 서식지로 바뀌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였을까요.

이번 부산 북항 소동도 단순한 해프닝이라기보다는, 우리 바다가 조용히 변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번에 나타난 무태상어가 정확히 어떤 상어인지, 좀 더 자세히 풀어드릴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