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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생활 정보 이야기

왜 마늘, 파만 그렇게 입냄새가 날까?

by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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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사진

마늘이나 파를 먹으면 입냄새가 유난히 더 세고, 오래 가는 느낌이 있죠. 그런데 똑같이 밥, 고기, 커피를 먹을 때는 그렇게까지 심하게 느껴지지 않고요.
저도 회식 자리에서 마늘이 듬뿍 들어간 삼겹살을 쌈싸먹고 나면, “아, 열심히 먹었구나…”를 숨 쉴 때마다 체감하게 되더라고요. 단순히 “냄새가 강한 음식이라서” 정도로 넘기기에는, 이 현상 뒤에 생각보다 흥미로운 화학과 인체 대사가 숨어 있습니다.

1. 마늘, 파는 왜 유난히 “독한 냄새”일까?

마늘, 파, 양파, 부추 같은 식물들은 모두 파속(알륨, Allium)에 속합니다. 이 친구들의 공통점은 황(sulfur)을 포함한 유기 화합물이 매우 풍부하다는 점이에요.
마늘을 자르거나 씹으면, 세포가 깨지면서 ‘알리인(alliin)’이라는 전구체가 효소의 작용을 받아 ‘알리신(allicin)’이라는 물질로 바뀝니다. 알리신은 우리가 아는 마늘 특유의 톡 쏘는 향과 맛의 주범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형태의 휘발성 황 화합물로 더 분해됩니다.
파와 양파에도 비슷한 계열의 황 화합물이 들어 있어서, 자르자마자 눈이 시큰하고, 먹고 나면 알싸한 향이 남죠. 이 황 화합물들이 바로 입냄새의 핵심입니다.
일반적인 음식 냄새는, 입 안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양치를 하거나 가글을 하면 어느 정도 금방 정리가 되는데, 마늘·파는 이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버립니다.

2. 양치해도 안 없어지는 진짜 이유

많은 분들이 “이를 그렇게 열심히 닦았는데 왜 계속 마늘 냄새가 나지?”라고 느끼시죠.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알릴 메틸 설파이드(allyl methyl sulfide, AMS) 같은 휘발성 황 화합물입니다.
마늘·파에 들어 있는 황 화합물 일부는 위와 장에서 흡수된 뒤, 혈액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 물질들은 대사 속도가 느려서 몸 안을 천천히 돌다가, 폐 모세혈관을 지날 때 기체 상태로 공기 중으로 넘어가게 되죠.
결국 숨을 내쉴 때, 혈액 속에 떠돌던 AMS 같은 물질이 함께 나와 “마늘스러운 호흡”이 만들어지는 구조입니다. 일부는 땀샘으로도 빠져나와서, 많이 먹으면 땀 냄새에도 살짝 마늘·파 향이 섞일 수 있고요.
이 정도면 사실상 입에서 나는 냄새라기보다는 “몸에서 나는 가스”에 가깝습니다. 칫솔로 이를 아무리 닦아도, 폐에서 계속 새 시료(?)를 공급하고 있는 셈이니 완전히 막을 수가 없는 거죠.

3. 다른 음식과 뭐가 그렇게 다를까?

고기, 생선, 치즈, 커피도 입냄새를 유발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입 안 환경, 특히 혐기성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만들어내는 휘발성 황 화합물에서 비롯됩니다.
구강 내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 침, 벗겨진 점막세포 등을 먹고 살면서, 황화수소(H₂S), 메틸 머캅탄(CH₃SH) 같은 물질을 만들어냅니다. 계란 썩은 냄새, 양파 썩은 냄새를 떠올리게 하는 그 냄새들이에요.
이런 경우에는 양치, 치실, 혀 클리너, 가글 같은 구강 위생만 잘 챙겨도 냄새가 꽤 빨리 줄어듭니다. 냄새의 주 무대가 “입 안”에 있기 때문이죠.
반면 마늘·파는, 입 안에서 바로 나는 냄새에 더해 “혈액→폐→숨” 루트까지 동시에 가동됩니다. 알릴 메틸 설파이드 같은 물질은 간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서 배출되는 속도가 느려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가까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 몸 안에서 벌어지는 ‘냄새 루트’

  1. 씹기 → 세포 파괴 → 효소 작용 → 알리신·휘발성 황 화합물 생성 → 입 안에서 바로 증발, 즉각적인 마늘, 파 냄새
  2. 남은 성분 위, 장 이동 → 흡수 → 혈액 순환 → 간 대사 일부 → AMS 등은 잘 안 분해, 혈류에 잔류
  3. 혈액이 폐 통과 → 휘발성 황 화합물이 폐포로 이동 → 숨 쉴 때 배출 → 양치 후에도 “안에서 올라오는” 구취
  4. 일부는 땀샘 배출 → 땀, 몸 냄새에 섞임 → 샤워 후에도 은근히 남는 마늘, 파 향

5. 그래도 줄일 수 있는 방법들

아기가 입 앞에 꽃을 들고 있는 사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은 생각보다 잘 연구돼 있습니다. 요점은, 입 안 청소 + 냄새 분자를 잡아주는 음식의 조합이에요.
먼저 기본은 꼼꼼한 칫솔질, 혀 클리너, 치실, 가글로 입 안에 남은 잔여물과 세균 활동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 단계만 잘해도 1차적인 강한 냄새는 확실히 줄어듭니다.
그 다음이 “흡착·중화 요원” 역할을 해주는 음식들인데, 최근에는 요거트가 마늘 냄새 제거에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요거트 속 단백질과 지방이 마늘의 황 화합물을 잡아주고,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 전에 붙들어 두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에요.
우유도 도움이 된다는 실험이 있고, 일반 우유가 저지방 우유보다 효과가 좋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사과, 상추, 민트, 녹차처럼 폴리페놀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품들도 마늘의 유황계 화합물을 부분적으로 중화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결국 마늘, 파를 맛있게 즐기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셈법은, “먹기 전 오늘 일정 한 번 떠올리기, 먹은 뒤에는 입 안 청소 + 요거트나 우유, 사과 같은 중화 요원 동원하기” 정도가 되겠죠. 완전히 0으로 만들 순 없어도, 옆 사람에게 미안한 정도는 꽤 줄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