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달 상자, 아이스박스, 생선 박스를 볼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스티로폼”이라고 부르는
그 재료의 본명은 사실 EPS (Expanded Poly Styrene)
우리말로는 발포 폴리스티렌이라고 부르는 플라스틱이에요.

EPS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폴리스티렌이라는 고체 플라스틱 알갱이 안에 발포제를 조금 넣어두고,
여기에 증기를 가해 주면 알갱이가 통통하게 부풀면서 하얗고 가벼운 폼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발포체는 부피의 약 98%가 공기,
2% 정도만 플라스틱이라서 굉장히 가볍고 단열이 잘 되는 게 특징이에요.

정리해 보면, EPS는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가집니다.
- 안쪽이 작은 기포들로 꽉 찬 폐쇄 셀 구조
- 가볍지만 압축 강도, 충격 흡수가 좋아 포장재로 많이 쓰임
-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재로 매우 유리
- 물에는 잘 젖지 않고, 곰팡이나 세균이 잘 자라지 않음
그래서 냉장, 냉동식품, 생선 박스, 헬멧 충격 흡수층, 건물 외벽 단열재,
도로나 경사면 보강용 블록 등 곳곳에서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Styropor → 스티로폼”으로 굳어진 이름
그렇다면 “스티로폼”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걸까요?
여기에는 화학회사들의 상표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 1949년, 독일 BASF의 화학자 프리츠 스타스트니가 우연한 실험을 통해 발포 폴리스티렌(EPS)을 만들게 됩니다.
- BASF는 이 발포 폴리스티렌 제품에 Styropor라는 상표를 붙이고, 1951년에 상표를 등록해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합니다.
- 이 흰색 EPS 폼은 단열, 포장, 건설 분야를 빠르게 장악했고, “Styropor”는 독일, 유럽에서 EPS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됩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Dow가 같은 폴리스티렌 계열 발포체를
Styrofoam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했고, 특히 건축용 단열보드(XPS)로 유명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상표 이름들이 뒤섞여 들어오면서,
EPS든 XPS든 하얗거나 보드 형태로 된 폴리스티렌 발포체를 그냥 통틀어서
“스티로폼”이라고 부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로폼, 스티로폴은 사실 Styrofoam, Styropor라는 상표명이고,
정확한 명칭은 EPS 비드법 단열재”라고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PET병처럼 물질 이름이 그대로 일상어가 된 케이스가 아니라,
상표명이 너무 유명해져서 물질 전체를 대표하게 된 사례라고 보시면 됩니다.
EPS가 인기 많은 이유
EPS, 그러니까 우리가 부르는 스티로폼이 여기저기에서 빠지지 않고 쓰이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 매우 가볍다: 밀도가 10~35 kg/m³ 정도로, 부피 대비 무게가 아주 작은 편입니다.
- 단열이 잘 된다: 98%가 공기로 채워진 폐쇄 셀 구조라 열전도율이 낮고, 건축 단열, 냉장 포장 등에 유리합니다.
- 충격 흡수 성능이 좋다: 셀 구조 덕분에 충격을 분산시켜 전자제품, 취급주의 제품 포장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 가공성이 좋다: 틀에 넣고 가열하면 필요한 모양대로 성형할 수 있고, 절단, 가공도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 경제성이 좋다: 원재료 가격 대비 부피 확장이 커서, 단열, 포장 성능 대비 비용이 저렴합니다.
BASF는 Styropor 이후, 단열 성능을 더 높이기 위해 흑연을 첨가한
Neopor EPS를 개발해 회색 단열재로도 적용하고 있고,
업계 전반에서는 EPS를 건설, 도로, 냉동, 냉장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볍고 믿을 만한 단열, 충격 흡수 재료”로 계속 활용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스티로폼,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다만 EPS가 이렇게 유용함에도, 환경 쪽에서 욕을 많이 먹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폴리스티렌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생분해가 잘 되지 않고, 쪼개지며 미세 플라스틱이 되기 쉽습니다.
- 부피는 크고 가볍다: 한 번 버려지면 수거, 운반이 힘들고, 바람과 물에 떠밀려 해변, 강, 바다에 쌓이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여러 나라에서 음식용 EPS 용기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규제가 도입되기도 했고,
해양 쓰레기, 양식장 부표, 포장재로 쓰인 스티로폼 조각들이 미세 플라스틱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산업 쪽에서는 EPS를 기계적으로 압축, 재활용하거나,
케미컬 리사이클링으로 원료 상태로 되돌리려는 시도,
바이오 기반 원료 도입 등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환경 부담이 적은 방법은
“덜 쓰고, 오래 쓰고, 잘 회수하는 것”이라는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냉동식품이나 신선식품이 EPS 아이스박스에 올 때마다,
“재료 자체는 꽤 똑똑한데, 우리가 너무 쉽게 쓰고 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무리 – 이름을 알면, 다르게 보이는 재료
정리해 보면,
우리가 “스티로폼”이라고 부르는 하얀 상자,
판, 완충재의 본명은 발포 폴리스티렌, EPS이고,
“스티로폼, 스티로폴”은 Dow, BASF 같은 회사가 붙인
상표 이름이 너무 유명해져서 일상어가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밌는 생활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휘발유차에 경유, 경유차에 휘발유 넣으면!? 혼유사고 원인과 해결법 (0) | 2026.03.25 |
|---|---|
| 버팔로윙! 분명 닭날개인데 왜 ‘버팔로’?? 이름에 숨은 이야기 (1) | 2026.03.24 |
| 사진 해상도, 낮추는 건 알겠는데… 올리는 것도 가능할까? (0) | 2026.03.23 |
| 나무 장난감으로 시작한 레고의 역사, 이번 100만 원짜리 포켓몬 세트까지 (0) | 2026.03.21 |
| 콜라 마실 때 ‘업소용’과 '가정용'의 차이 (0) | 202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