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길이나 산책길에 무심코 밟고 지나는 검은색 바닥이 있으실 겁니다.
흔히 '아스팔트'라고 부르는 이 포장도로는 너무나 당연하게 우리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막상 이것이 정확히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오늘 한 번 아스팔트의 진짜 정체와 그 속에 담긴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가 밟는 아스팔트의 진짜 정체는?
흔히 우리가 도로 전체를 가리켜 아스팔트라고 부르지만, 사실 순수한 아스팔트는 원유를 정제할 때 가장 마지막에 남는 끈적한 검은색 잔여물인 '역청(Bitumen)'을 말합니다.
휘발유나 등유, 경유 등을 모두 뽑아내고 나면 가장 끓는점이 높은 찌꺼기가 남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아스팔트의 본체입니다.
실제 도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검은 덩어리는 이 끈적한 아스팔트에 모래와 자갈, 돌가루 등을 일정 비율로 섞은 것으로, 정확한 명칭은 '아스팔트 콘크리트', 줄여서 '아스콘'이라고 부른답니다.
자갈과 모래 사이에 강력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아스팔트가 들어가서 단단하고 매끄러운 도로가 완성되는 셈이죠.
'넘어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유래된 이름
그렇다면 아스팔트라는 이름은 어디서 오게 되었을까요?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인 '아스팔토스(asphaltos)'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스어로 '아(a-)'는 '아니다'라는 부정의 의미를 뜻하고, '스팔로(sphallo)'는 '넘어뜨리다' 또는 '떨어뜨리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즉, 둘을 합친 '아스팔토스'는 '넘어뜨리지 않는다', 혹은 '확실하게 고정하여 넘어지지 않게 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꽉 붙잡아 견고하게 결합해 주는 특성에서 이러한 멋진 이름이 붙게 된 것입니다.
고대 인류도 사용했던 천연 아스팔트
놀랍게도 지구상에는 지하의 유전에서 기름이 지표면으로 흘러 나와 오랜 세월 동안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연 아스팔트' 호수들이 존재했습니다.
고대 수메르인들과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이 천연 역청을 모아 배가 새지 않도록 칠하는 방수재나, 벽돌을 쌓을 때 쓰는 접착제로 요긴하게 활용했습니다.
심지어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제작할 때 부패를 막는 보존제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그 역사가 참 깊고 흥미롭습니다.
현대의 매끄러운 도로로 발전하기까지
자연에서 얻던 천연 재료가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 도로 포장용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부터입니다.
원유 대량 정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스팔트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자동차의 보급과 맞물려 전 세계의 길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소음을 줄여주고 충격을 흡수해 주는 데다 시공이 빠르다는 장점 덕분에 현대 도시의 필수 요소가 되었지요.
그저 길바닥에 까맣게 깔린 찌꺼기인 줄로만 알았던 아스팔트 속에 고대 그리스어의 어원과 인류의 오랜 지혜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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