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뉴스를 챙겨 보다 보면, 네옴시티라는 이름이 유난히 자주 들리던 때가 있었어요.
국내 건설사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던 시기였지요.
요즘은 기사의 결이 사뭇 달라져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짚어 보기로 했어요.

2017년, 사막 위에 그린 5,000억 달러의 구상
네옴은 2017년 10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5,000억 달러 규모로 발표된 사업이에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출범시켰고, 계획 면적은 약 2만 6,500㎢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 면적의 40배를 웃도는 크기인데, 숫자만으로는 좀처럼 감이 오지 않더라고요.
이름은 '새로운 미래'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국가 전략, 비전 2030의 상징 같은 사업이었죠.
2021년 1월에는 그 중심인 '더 라인'이 공개되었어요.
사막을 가로지르는 직선 도시라는 발상 자체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 공개된 계획의 주요 수치입니다.
- 네옴 전체 사업비: 5,000억 달러로 제시됨
- 더 라인의 규모: 길이 170km, 높이 500m, 폭 200m로 발표됨
- 더 라인의 목표 인구: 최종 900만 명으로 제시됨
2024년, 더 라인의 숫자가 처음 줄어들다
풍경이 달라진 건 2024년 4월이었어요.
블룸버그가 더 라인의 2030년 목표를 크게 낮췄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030년까지 완공될 구간은 2.4km, 거주 인구는 30만 명 미만이에요.
기존에 제시된 150만 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당시 관계자들은 단계적으로 지어 결국 170km를 채우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해져요.
다만 같은 보도에는 국부펀드가 그해 네옴 예산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습니다.
경영진도 바뀌었어요.
2018년부터 사업을 이끌던 나드미 알나스르에 이어, 2024년부터는 아이만 알무다이퍼가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지출 규모도 화제였어요.
일부 분석 자료는 2025년 초 다보스 포럼에서 이미 500억 달러 이상이 쓰였다고 언급된 것으로 정리하고 있어요.
다만 2차 자료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 정확한 표현은 원문을 살펴봐야 합니다.
2026년, 멈추고 정리하는 한 해
1월에는 2029년 아시안 동계 아시안게임의 네옴 개최가 연기되었다는 소식이 AP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이후 대회가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옮겨졌다는 보도도 이어졌어요.
3월에는 계약 해지 소식이 줄을 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이 맡았던 약 10억 달러 규모의 더 라인 터널 계약이 해지되었고, 블룸버그는 말레이시아 업체와의 철강 계약이 중동 위기로 취소되었다고 전했습니다.
2월 말 발발한 이란 분쟁이 네옴의 앞날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더했다는 분석도 있었어요.
6월에는 아라비안 비즈니스가 계약 해지에 따른 지급액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600억 리얄, 달러로 약 16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어요.
어디까지나 보도 내용이며, 공식 확인된 금액은 아닙니다.
8월에는 국부펀드 PIF의 2026~2030 전략에서 더 라인과 트로예나가 독립 우선순위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그래도 네옴은 여섯 개 핵심 국내 투자 분야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해요.
'네옴 폐기'라는 자극적인 제목도 눈에 띄었지만, 제 인상은 조금 달라요.
전체가 사라졌다기보다는 무게중심이 옮겨 가는 재편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지금, 실제로 움직이는 곳은 어디일까
답은 옥사곤 쪽에 있는 듯해요.
홍해 연안의 산업 도시 옥사곤은 최근 네옴의 핵심 우선순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026년 9월 초, 사우디 AI 기업 휴메인과 개발사 데이터볼트가 옥사곤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공사를 시작했어요.
전체 캠퍼스 목표는 1.5GW, 첫 단계는 360MW이고, 그중 100MW가 우선 개발됩니다.
첫 100MW는 2028년 준비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 밖에 확인되는 움직임입니다.
- 그린수소 플랜트: 3월 기준 공정률 약 80%로 전해짐, 2027년 암모니아 수출 예상됨
- 네옴항: 7월 밀 수송선이 6만 6,000톤을 하역했다고 보도됨
- 항공편: 플라이아델의 리야드~네옴 노선 운항이 시작됨
2017년의 네옴이 미래 도시의 그림이었다면, 2026년의 네옴은 전력과 항만, 컴퓨팅 같은 기반 시설의 이야기에 가까워요.
화려한 조감도는 뒤로 물러났지만, 사업은 방향을 바꿔 이어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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