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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물, 매실차로 술 깬다? 물과 당이 숙취에 미치는 진짜 과학

by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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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물, 당”이 답일까?

저도 예전에 회식 끝나고 집에 와서 생각 없이 달달한 음료부터 찾곤 했어요. 왠지 달달한 걸 마시면 알코올이 빨리 분해될 것 같고, 속도 좀 편해지는 느낌이 들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기분 탓인지, 진짜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지”가 궁금해지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물과 당(특히 포도당, 과당)은 ‘숙취 증상 완화’에는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술을 순식간에 깨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다만 어떤 원리로 조금은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매실차, 꿀물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꽤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우리 몸은 술을 어떻게 처리할까?

먼저 술이 몸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부터 알고 가야 “물, 당” 이야기도 이해가 잘 됩니다.

알코올 분해의 기본 루트

  •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은 대부분 간에서 처리됩니다.
  • 1단계: 알코올 탈수소효소(ADH)가 에탄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꿉니다.
  • 2단계: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가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트산으로 바꿉니다.
  • 이 과정에서 NAD⁺가 NADH로 많이 바뀌는데, 이게 에너지 대사 흐름을 꽤 크게 흔들어요.

 

왜 아침에 더 힘들까?

  • 혈중 알코올 농도는 깼을 때 이미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런데도 힘든 이유는, 아세트알데히드, 염증 반응, 산화 스트레스, 수분, 전해질 부족, 수면 질 저하 등이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입니다.

‘술이 깨는 속도’는 거의 고정

  • 간이 알코올을 처리하는 속도는 시간당 일정한 편이고, 체중, 유전, 간 상태에 따라 약간 다를 뿐, 드라마틱하게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 그래서 “이거 마시면 30분 만에 술이 확 깬다”류의 말은 과학적으로는 거의 과장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중요한 포인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간이 일하는 속도를 몇 배로 높이는 것”이 아니라,

  • 수분과 전해질을 채워주고,
  • 혈당과 에너지 대사를 조금 안정시키고,
  • 위장, 두통, 메스꺼움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꿀물, 당, 그리고 알코올 대사의 과학

이제 본론, “당이 술 깨는 데 좋다”는 말은 어디까지 사실일까요?

과당(fructose)의 ‘프럭토스 효과’

  • 예전부터 과당이 알코올 대사를 조금 빠르게 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 동물 연구와 사람 대상 연구에서, 과당을 함께 섭취했을 때 혈중 알코올 농도가 조금 더 빨리 떨어지거나, 정점이 낮아지는 결과가 일부 관찰됐어요.
  • 2003년 사람 대상 실험에서는 술과 함께 과당(1 g/kg)을 먹었을 때, 혈중 알코올 농도의 최고치와 지속 시간이 감소했고, 알코올 농도가 0이 되는 시간도 줄어든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그럼 꿀물은?

  • 꿀에는 과당, 포도당이 모두 들어 있고, 종류에 따라 과당 비율이 꽤 높습니다.
  • 마우스 실험에서 벌꿀(특정 꽃꿀)은 알코올 투여 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약 30~40% 정도 더 빨리 떨어뜨린 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 다만 이건 동물 실험이고,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기분이 딱 깰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왜 당이 알코올 대사를 돕는다고 볼까?

  • 에탄올을 분해할 때 NAD⁺가 많이 소비되고 NADH가 쌓입니다.
  • 과당은 간에서 대사되면서 ATP를 많이 쓰고, 그 과정에서 NADH가 다시 NAD⁺로 산화되는 흐름이 촉진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 이렇게 되면 알코올 탈수소효소가 사용할 수 있는 NAD⁺가 조금 늘어나, 에탄올 대사가 약간 빨라질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

임상 연구들을 종합하면,

  • 과당이나 꿀이 ‘어느 정도’ 알코올 농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 만병통치약 수준의 효과는 아니고,
  •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에 부담, 혈당 급등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술로 위가 자극받은 상태에서 진짜 달고 진한 꿀물을 확 들이키면 속이 더 울렁거릴 수도 있어요.

개인적인 느낌

술 먹고 다음 날 아주 찐한 꿀물보다, 살짝 연하게, 미지근한 물에 타서 마시는 게 속에는 확실히 덜 부담스럽더라고요. “당” 자체가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제 체감으로도 “이걸로 술이 확 깬다” 보다는, “마시고 나면 덜 축 처지고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매실차, 매실청이 숙취에 좋다는 말의 과학

한국에서 빠질 수 없는 레전드 메뉴, 매실차 이야기입니다.

매실에 들어 있는 성분들

  • 매실(일본식으로는 우메, Prunus mume)은 유기산(구연산, 사과산 등), 폴리페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
  • 국내 보건소 자료, 식품 관련 자료에서도 매실의 살균, 해독, 장 기능 개선 효과가 반복해서 언급됩니다.
  • 일부 연구에서는 매실 추출물이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와요.

매실과 간, 해독

  • 한의학·민간요법에서는 매실이 간 해독, 피로 회복에 좋다고 많이들 이야기하죠.
  • 식품·영양학 쪽 리뷰 논문들을 보면, 매실과 비슷한 과실류(자두, 베리류 등)의 항산화 물질, 유기산이 알코올로 증가한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다만 “매실차를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 대사가 몇 배 빨라진다” 같은 직접적인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고, “손상 완화, 염증 감소에 일부 기여할 수 있다” 정도로 보는 게 더 과학적으로 정직한 해석입니다.

매실청, 매실차의 실제 효과

매실차가 숙취에 도움이 될 만한 포인트를 정리하면,

  • 수분 보충: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매실차 한 잔은 탈수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 당 공급: 설탕이나 꿀, 매실청에 들어 있는 당이 혈당을 살짝 올려주고, 에너지 느낌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유기산과 항산화 성분: 알코올 섭취 후 늘어난 산화 스트레스, 피로감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소화·위장: 유기산이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매실이 장내 유해균 억제, 정장 작용이 있다는 국내 자료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달지 않게 탄 따뜻한 매실차가 “속이 텁텁하고 울렁거릴 때” 확실히 위가 편안해지는 느낌은 있더라고요. 이건 심리적인 부분도 섞여 있겠지만, 유기산, 수분, 따뜻한 온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 깨는 데 필요한 건 “물과 당”만이 아니다

숙취와 관련된 주요 요소를 한 번 표로 정리해보면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요소 알코올이 하는 일 물·당·매실차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
알코올 대사 간에서 ADH, ALDH로 분해, NAD⁺ 소모 증가 과당·포도당이 NAD⁺ 재산화에 약간 기여 가능성
아세트알데히드·염증 독성 대사산물, 염증·두통·피로 유발 매실, 과일류의 항산화·항염 성분이 일부 완화 가능
탈수·전해질 손실 ADH 억제로 소변 증가, 두통·어지러움 유발 물, 이온음료, 묽은 매실차가 수분·전해질 보충
저혈당·에너지 저하 알코올 대사로 포도당 생성 억제, 에너지 부족감 꿀, 설탕, 과일당이 빠른 에너지원 제공
위장 자극 위 점막 자극, 역류, 메스꺼움 유발 너무 진한 당음료는 오히려 자극, 미지근하고 묽게 마시는 것이 유리

이걸 보면, 물과 당이 중요한 축이긴 하지만, “전해질, 항산화, 위장 상태, 수면” 같은 다른 변수들도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실 때의 팁과 과학적 한계

과학 얘기를 했으니, 현실적인 사용법, 그리고 한계도 솔직히 짚어보면 좋겠죠.

꿀물, 이렇게 마시면 그나마 낫다

  • 농도: 너무 진하게 타면 위장에 자극이 될 수 있으니, 평소보다 조금 연하게 타는 편이 좋습니다.
  • 온도: 차가운 것보다는 미지근하거나 약간 따뜻한 온도가 위장에는 덜 자극적입니다.
  • 타이밍: 술 마시는 중간중간, 혹은 잠들기 전, 아침에 나눠서 조금씩 마시는 게 한 번에 확 들이키는 것보다 낫습니다.

매실차는 이렇게 쓰면 좋다

  • 진짜 숙취 해소용이라면, 매실청을 물에 충분히 희석해서 “살짝 상큼한 정도”로 마시는 편이 좋습니다.
  • 속이 너무 쓰리다면, 탄산 매실음료, 너무 차가운 매실 에이드는 피하고, 따뜻한 매실차 쪽이 더 낫습니다.

물만 많이 마셔도 꽤 도움이 되는 이유

  •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ADH)을 억제해서 소변을 많이 보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수분, 나트륨, 칼륨 같은 전해질이 빠져나갑니다.
  • 그래서 숙취 연구들에서는 단순한 물보다는, 나트륨 등이 들어 있는 경구 수액(ORS) 같은 조합이 숙취 증상 완화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특허·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도, 물만 마셨을 때보다 이온음료를 적당히 섞어 마셨을 때 두통이 덜 했던 경험이 많아요.

냉정한 과학적 한계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꿀물, 과당, 매실차가 알코올 대사를 약간 건드릴 수 있다”는 근거는 있지만,

  • 혈중 알코올 농도를 극적으로 낮춘다,
  • 경찰 단속 직전에 마시면 음주 수치가 확 줄어든다,

이런 식의 기대는 근거가 없습니다.

결국 최선의 전략은,

  • 너무 많이 마시지 않기,
  • 물·이온음료를 틈틈이 같이 마시기,
  • 빈 속에 폭음하지 않기,

입니다.

마무리 “술을 깨는 것”보다 “몸을 덜 괴롭게 하는 것”

정리해보면, “술이 깨려면 물과 당이 필요하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 과당, 포도당은 알코올 대사에 약간 도움을 줄 수 있고, 혈당, 에너지, 기분을 회복시키는 데 분명 역할을 합니다.
  • 매실차는 수분, 당, 유기산, 항산화 성분 덕분에 숙취로 인한 피로감, 속불편함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다만 이 모든 건 “간이 야근하는 속도를 조금 도와주는 정도”이지, “술을 순식간에 없애는 마법”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식이 예정된 날에는 술 마시기 전에 가볍게 밥을 먹고, 중간중간 물, 이온음료를 같이 마시고, 집에 와서는 너무 진하지 않은 꿀물이나 매실차 한 잔 정도를 마시는 루틴이, 숙취를 가장 덜하게 느껴졌어요.

결국 과학이 말해주는 건, “꿀물, 매실차는 쓸모 있다, 하지만 책임은 결국 당신의 잔 수 조절에 있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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