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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스트레스 탈모, 동물에게는 탈모가 없을까?

by 천천히 자연을 관찰하며 궁금했던 내용들 2025. 11. 8.

빗에 머리카락이 많이 엉켜있는 사진

인간에게 탈모는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전,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물학적 현상이죠. 제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도 종종 탈모에 관한 주제로 각자의 스트레스를 나누게 됩니다. 그런데 동물 중에서는 인간처럼 탈모가 일어나는 존재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털이 풍성한 동물들에게서 탈모의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쥐를 이용한 탈모 실험에서 털이 빽빽하게 자란 쥐가 등장했다는 연구도 있었죠.

인간은 왜 탈모가 생길까?

 털은 단순히 머리카락이 아닙니다. 피부 속 모낭에서 자라나는 일종의 생명입니다. 모낭에서 휴식기 - 성장기 - 퇴행기를 반복하며 털이 빠지고 다시 자랍니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과하거나, 유전적으로 모낭이 이 호르몬에 민감한 경우에는 탈모가 일어납니다. 모낭에서 성장기가 짧아지고 털이 가늘어집니다. 더나아가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대부분의 체모가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동물처럼 새로운 털이 자라나기 어려운 피부 구조를 가지게 됐어요. 이처럼 인간의 탈모는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동물의 털은 왜 빠지지 않을까?

 동물은 계절에 따라 털이 빠지기는 합니다. 이는 탈모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털갈이입니다. 포유류에게 털은 체온 조절에 직결되기에 털이 빠져도 새로운 털이 다시 자라나게 됩니다. 겨울에 두꺼운 털을 기르고 여름에 벗어버리는 많은 포유류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들도 털이 빠져도 곧 회복합니다. 실험용으로 자주 쓰이는 쥐도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인간의 탈모는 털의 유무가 생존과 무관해지며 생긴것이라 볼 수 있죠.

쥐의 털을 다시 자라게 한 탈모약 실험

쥐의 털 주기와 모낭 구조가 인간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쥐로 탈모 연구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이중 특이했던 연구 결과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쥐의 피부에 탈모치료 물질을 발랐습니다. 이결과 2주 만에 털이 다시 자라나고 기존보다도 더 촘촘해졌다 합니다. 한국 연구진도 세포 재생 단백질 조절 물질을 쥐에게 투여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아닌 털이 푹신하게 자라난 쥐를 공개했습니다. 일명 털복숭이 쥐로 불렸죠. 이 연구는 모낭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깨어나지 못한 상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즉, 잠든 모낭을 깨우면 인간의 머리카락도 다시 자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셈이죠.

동물에게도 ‘탈모’가 있을까?

의외지만, 동물 중에서도 스트레스나 질병으로 털이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양이나 원숭이는 긴장, 환경 변화, 영양 부족으로 인해 일시적 탈모를 겪습니다. 하지만 인간처럼 영구적으로 머리카락이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동물의 털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모낭이 강제 재생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탈모는 인간의 진화가 가져온 작은 부작용입니다. 탈모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많은 인류는 탈모로 인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 해결의 실마리가 털이 풍성한 동물에게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 설명한 쥐의 털 재생 실험 결과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쉬고 있는 모낭”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습니다. 어쩌면 그 시작은 작은 실험쥐 한 마리의 부드러운 털에서 비롯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