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 아프리카에서 죽은 동료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코끼리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까치 또한 죽은 까치 옆에서 슬프게 우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럴때, 까치가 장례식을 치른다고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동물들도 죽음’을 인식하는지 그리고 그 감정이 우리 인간의 슬픔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까치 까마귀의 장례식
까치나 까마귀 같은 조류는 놀라울 만큼 사회적 행동이 발달한 동물입니다. 죽음을 맞은 동료를 향해 집단적으로 모이는 행동은 과학적으로도 여러 차례 관찰되었습니다. 미국 워싱턴대학 생태심리학 연구팀에서 까치는 죽은 동료를 보면 특유의 경계음과 울음소리를 내며 주변을 부른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이때 다른 까치들도 몰려와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켰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 행동을 단순한 감정적 슬픔이라기보다 위험 경고 신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오래 지키며 조용히 머무는 까치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저 애도라고 느낍니다. 어쩌면 까치의 행동은 본능과 감정이 섞인 자연스러운 슬픔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코끼리의 무덤 — 기억하는 존재
오랫동안 코끼리는 죽음이라는 감정을 이해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코끼리가 죽으면 다른 코끼리들이 코로 그 몸을 어루고 귀와 뼈를 만지며 한참을 머문다고 합니다. 이 행동은 냄새 확인이 아니라 이별을 인식하는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코끼리는 죽은 가족이 묻힌 장소를 기억하고 수년이 지나 다시 돌아와 그 자리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끼리 무덤이라는 전설적인 장소도 이런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코끼리들이 한 장소에 모여 죽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코끼리의 애도 행동은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코끼리의 행동은 인간의 장례와 닮아 있습니다. 남은 이들이 조용히 곁을 지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죠.
감정이 있는 생명들 — 슬픔의 방식
까치와 코끼리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그들은 동료의 죽음을 인식하고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까치는 소리를 내어 부르고, 코끼리는 코로 어루만지며 곁에 있습니다. 인간이 눈물을 흘리며 장례를 치르는 것처럼 동물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이별을 만나는 것이죠. 과학자들은 이런 행동을 사회적 지능의 일부로 봅니다. 공감 능력과 기억력 그리고 집단 감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달한 동물일수록 타인의 죽음을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슬픔은 인간만의 감정이 아니라 죽음의 현상과 함께 나타나는 자연스러움입니다.
까치의 장례식, 코끼리의 무덤. 이 두 이야기는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을 조금 바꿉니다. 동물들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떠나는 이를 기억합니다. 그 본질은 인간의 슬픔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별이란 죽음의 끝이 아니라 함께했던 시간을 잠시 품어보는 마지막 인사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