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는 왜 하루 종일 잘까? 16시간 잠 속에 숨은 과학
"아기처럼 푹 잔다"는 말, 막상 신생아를 키워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요.
하루 종일 자는 것 같은데, 정작 밤에는 한두 시간마다 깨니까요.
신생아는 왜 이렇게 많이, 또 이렇게 짧게 잘까요?

하루 16시간, 그런데 조각조각
신시내티 어린이병원 자료에 따르면 신생아는 하루 약 16시간을 자요.
미국수면재단은 개인차를 고려해 11~19시간까지를 범위로 봅니다.
문제는 이 잠이 한 번에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보통 1~2시간씩 자고 깨기를 반복하고, 낮과 밤의 구분도 거의 없습니다.
작은 위가 알람 시계예요
자주 깨는 가장 큰 이유는 배고픔이에요.
태어난 첫날 아기의 위는 한 번에 5~7mL 정도, 체리만 한 크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3일째에도 22~27mL, 호두 크기쯤이에요.
신생아가 하루 8~12번 먹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니 조금 먹고, 조금 자고, 다시 배고파지는 게 자연스러운 리듬이에요.
밤중 수유가 고된 건 맞지만, 아기 몸이 설계대로 움직이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잠의 절반은 '꿈꾸는 잠'
신생아 잠의 약 절반은 렘(REM)수면, 흔히 활동수면이라 부르는 잠이에요.
어른은 이 비율이 20~25% 정도입니다.
활동수면 중에는 팔다리를 움찔거리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배냇짓처럼 웃기도 해요.
깬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자는 중일 수 있으니, 잠깐 지켜보면 다시 잠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렘수면이 많은 건 뇌 발달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역할은 아직 연구 중이에요.
신생아의 수면 주기는 평균 50분 안팎으로 짧아요.
주기가 바뀌며 얕은 잠이 될 때 쉽게 깨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밤과 낮은 배워 가는 거예요
배 속에서 아기는 엄마의 생체시계를 함께 썼어요.
태어나면 이 시계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수면재단에 따르면 멜라토닌과 코르티솔이 하루 리듬을 따르기 시작하는 건 생후 8~9주 무렵이에요.
그래서 대략 3개월쯤 지나야 잠이 조금씩 길게 이어집니다.
낮에는 밝게, 밤에는 조명을 낮추고 조용히 돌보는 것이 리듬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럼 아기 돌고래는 어떨까요?
대부분의 포유류 새끼는 사람처럼 태어난 직후 가장 많이 자요.
그런데 2005년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는 놀라운 예외를 보고했습니다.
갓 태어난 범고래와 큰돌고래 새끼는 생후 첫 한 달 동안 24시간 내내 깨어 움직였어요.
숨을 쉬러 자주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고, 체온을 지키고 포식자를 피해야 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그에 비하면 마음껏 잘 수 있는 우리 아기는 꽤 행운아인 셈이에요.
편안한 잠을 위해 기억할 것
미국소아과학회는 아기를 등을 대고,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재우라고 권합니다.
베개나 푹신한 이불, 인형은 치워 두는 게 좋아요.
1994년 미국에서 '등 대고 재우기' 캠페인이 시작된 뒤 영아돌연사증후군 비율은 약 50% 줄었습니다.
다만 아기가 평소와 달리 깨우기 어렵거나 축 늘어져 있을 때, 잘 먹지 않고 계속 졸려할 때, 황달이 점점 짙어질 때는 바로 병원에 연락해 주세요.
수면 패턴이 걱정된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하는 게 가장 정확해요.
조각난 잠도 몇 달이 지나면 조금씩 이어 붙는다고 해요.
오늘 밤도 아기와 함께 깨어 있을 부모님들께 작은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