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기억력은 정말 3초일까? 몰랐던 물고기들의 놀라운 지능
누군가가 금방 했던 말을 잊어버리거나 덤벙댈 때, 우리는 흔히 농담 삼아 "기억력이 금붕어 수준이네" 하곤 합니다.
흔히들 물고기의 기억력은 단 3초밖에 되지 않아서, 수조 속을 돌며 똑같은 장소를 마주할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처럼 깜짝 놀란다는 속설이 정답처럼 여겨져 왔죠.
하지만 과학적으로 파고들어 보면, 이 '3초 기억력' 이야기는 완전히 만들어진 오해에 가깝다고 합니다.
실제로 물고기들은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기억력과 영민한 머리를 가지고 있어요.

금붕어의 기억력, 사실은 '몇 달' 동안 지속된다고요
해양 생물학자들과 과학자들이 금붕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양한 실험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금붕어는 먹이를 주는 시간이나 특정 소리, 색깔의 신호를 몇 달 동안이나 기억해 낼 수 있다고 해요.
특정 레버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도록 훈련된 금붕어들은 몇 주가 지난 뒤에도 그 방법을 완벽하게 기억해 내고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단 3초 만에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생물이라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죠.
도구를 사용하고 미로를 탈출하는 바다의 천재들
물고기 중에는 단순한 암기력을 뛰어넘어 도구를 영리하게 활용하거나 복잡한 지형을 기억하는 종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산호초에 사는 어떤 놀래기 종류는 입에 조개껍데기를 물고 와서 단단한 바위에 부딪혀 깨뜨린 뒤 알맹이를 꺼내 먹는 '도구 사용' 능력을 보여줍니다.
또한 복어 중 일부는 모래 바닥에 정교하고 아름다운 기하학적 원 모양의 산란장(둥지)을 직접 만들어 암컷을 유혹하기도 하죠.
수족관에 사는 대형 어류들은 자신을 매일 돌봐주는 사육사의 얼굴을 정확히 알아보고 구별해 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가 물고기를 오해했던 이유
그렇다면 왜 물고기는 '멍청하고 기억력이 나쁜 동물'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었을까요?
과거 좁고 둥근 유리 어항 속에 갇혀 하루 종일 멍하게 헤엄치기만 하는 금붕어의 단조로운 환경이 사람들에게 그런 편견을 심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자극이 없는 환경에서는 어떤 동물이라도 무기력해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바라볼 때, 이제는 "저 친구도 다 생각하고 기억하는 게 있겠구나" 하고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