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란, 그리고 한반도… 콜 오브 듀티가 그려 온 전쟁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가 한반도를 무대로 삼으면서 화제가 됐어요.
그런데 이 시리즈가 현실과 맞닿은 전쟁을 그려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러시아와 이란, 걸프전까지, 그동안 시리즈가 지나온 전장을 한번 따라가 볼게요.

러시아판에서 통째로 빠진 장면
2009년 '모던 워페어 2'에는 러시아 공항 테러 장면이 담겨 큰 논란이 됐어요.
액티비전은 러시아판 PC 버전에서 이 장면을 아예 뺐습니다.
러시아 정부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현지 법률 자문을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어요.
당시 러시아에는 게임 등급을 매기는 공식 기관이 따로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회사가 스스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덜어 낸 셈입니다.
러시아 장군이 악역이 된 2019년
2019년 '모던 워페어'는 가상의 중동 국가 우르지크스탄을 무대로 했어요.
이 나라를 점령한 러시아 장군이 주요 악역으로 나옵니다.
게임에는 러시아군이 후퇴하는 사람들을 폭격했다는 '죽음의 고속도로'가 등장했어요.
그런데 실제 이 이름으로 알려진 사건은 1991년 걸프전 때 미국 등 다국적군이 이라크군을 공격한 일이라, 역사를 바꿨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이 게임을 팔지 않기로 했어요.
PC와 엑스박스용은 판매됐습니다.
공개 영상에서 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을 긍정적으로 그린 점도 러시아 현지 언론의 비판을 받았어요.
이란 장군을 겨냥한 첫 임무
2022년 '모던 워페어 2'는 첫 임무부터 눈길을 끌었어요.
플레이어가 미사일로 이란 장군 '고르바니'를 공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하거든요.
외모와 상황이 2020년 미군 공습으로 숨진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게임의 배경 국가 자체는 가상의 나라로 설정돼 있습니다.
쿠웨이트에서는 출시조차 못 했어요
2024년 '블랙 옵스 6'는 1990년대 걸프전을 배경으로 했어요.
쿠웨이트에서는 출시 승인을 받지 못해 예약 구매가 환불됐습니다.
공식 사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다룬 내용이 민감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어요.
다른 게임들도 비슷했어요
경쟁작 '배틀필드 4'는 2013년 중국에서 금지됐어요.
중국 당국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내용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2011년 '홈프론트'는 통일 한반도를 차지한 북한이 2027년 미국을 침공한다는 설정이었어요.
연평도 포격 직후였지만 개발사는 어디까지나 허구라며 예정대로 출시했습니다.
게임이 전쟁을 예언한다고요?
요즘 온라인에는 이 시리즈가 몇 년 뒤의 전쟁을 맞혀 왔다는 '예언설'도 돌아요.
2019년 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2022년 작은 이스라엘·이란 충돌을 예고했다는 식이죠.
하지만 주간경향의 팩트체크에 따르면, 2023년 작 '모던 워페어 3'처럼 들어맞지 않는 사례는 쏙 빠져 있어요.
맞는 것만 골라 이어 붙인 해석이라는 거예요.
게임은 늘 그 시대의 긴장을 이야기 재료로 삼아 왔어요.
그래서 현실과 닮아 보이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무대가 내가 사는 곳이 되니, 예전보다 조금 더 생각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