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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제비, 비둘기는 언제 알을 깨고 나올까? 우리나라 대표 새들의 부화시기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7. 31. 06:25

봄날이나 여름날 산책을 하다 보면 나무 위나 지붕 밑에서 바쁘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까치나 제비, 그리고 도심 속 비둘기를 보면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 새들은 일 년 중 언제 알을 낳고 새끼를 태어나게 하는 걸까?’

‘사람처럼 계절과 상관없이 아무 때나 알을 낳는 걸까, 아니면 정해진 부화시기가 있는 걸까?’

오늘은 우리 곁에서 친숙하게 살아가는 대표적인 새들의 알과 부화시기에 담긴 신비로운 생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1. 봄을 알려주는 길조, 까치와 제비의 정해진 부화시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야생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새들은 알을 낳고 부화시키는 시기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까치와 봄의 전령사 제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까치는 보통 2월부터 나뭇가지를 모아 둥지를 짓기 시작하고, 3월에서 5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알을 낳습니다.

까치의 부화 기간은 약 18일에서 20일 정도로,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4월에서 5월 사이에 새끼들이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옵니다.

 

제비 역시 번식시기가 철저하게 계절에 맞춰져 있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4월경부터 처마 밑에 흙으로 둥지를 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5월에서 7월 사이 알을 낳아 약 2주간 품은 뒤 새끼를 부화시킵니다.

 

이처럼 까치나 제비가 봄과 여름 사이에 집중적으로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데는 아주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갓 태어난 새끼 새들은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어야 하는데, 봄과 여름철이 되어야 애벌레나 곤충 같은 먹이가 풍부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겨울처럼 먹이가 없는 추운 계절에 태어난다면 새끼들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따뜻한 계절에 맞춰 부화하도록 진화했습니다.

 


 

2. 예외의 존재, 사계절 내내 알을 낳는 도심의 집비둘기

 

그런데 우리가 길거리나 공원에서 자주 만나는 집비둘기는 조금 다른 특이한 행보를 보입니다.

비둘기는 계절과 거의 무관하게 1년 내내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시킬 수 있습니다.

심지어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철에도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비둘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야생의 새들과 달리 비둘기가 계절과 상관없이 번식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먹이의 풍부함' 때문입니다.

도심 속 비둘기들은 사람들이 남긴 음식물 쓰레기나 과자 부스러기 등을 통해 사계절 내내 안정적으로 먹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비둘기만의 독특한 육아 방식인 '피전 밀크(Pigeon Milk)' 덕분입니다.

비둘기는 어미의 소화기관인 '모이주머니'에서 암수 모두 특정한 소화 액체(피전 밀크)를 분비하여 새끼에게 먹입니다.

곤충이나 애벌레를 직접 잡아서 먹여야 하는 다른 새들과 달리, 어미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새끼를 키워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도심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독특한 신체 구조가 합쳐져 사계절 번식이라는 기이한 생존 방식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3. 알에서 깨어나는 순간, 새들의 부화 과정에 담긴 비밀

 

새들이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부화 과정도 참 신기하고 경이롭습니다.

알 속의 새끼는 부화할 때가 되면 부리 끝에 '난치(Egg tooth)'라는 작은 돌기가 생겨납니다.

이 단단한 난치를 이용해 알껍데기 안쪽에서 단단한 벽을 콕콕 찍어가며 깨뜨리기 시작합니다.

 

자그마한 새끼 새가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기까지는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이상이 걸리는 힘겨운 노동이 이어집니다.

어미 새는 옆에서 알을 따뜻하게 품어줄 뿐, 껍데기를 대신 깨주지 않고 새끼 스스로의 힘으로 나오도록 기다려 줍니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새끼만이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첫 번째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온 후 난치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데, 이 조그마한 신체 기관마저도 생존을 위한 완벽한 장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길가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까치와 제비, 그리고 비둘기의 삶 속에도 이처럼 자연의 치밀한 계산과 생존 규칙이 담겨 있습니다.

계절에 맞춰 먹이가 풍부한 시기에 알을 깨고 나오는 까치와 제비의 절제된 삶도, 도심 환경에 적응해 사계절 내내 생명을 이어나가는 비둘기의 생명력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참 눈부십니다.

 

요즘처럼 따뜻한 계절에 나뭇가지나 처마 밑을 유심히 살펴보면, 알을 깨고 나온 어린 새들에게 부지런히 먹이를 날라주는 어미 새의 바쁜 날갯짓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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