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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오르는데 기름값은 왜 그대로일까? 7개월째 이어지는 '석유 최고가격제'

자연과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관찰자 2026. 10. 26. 21:09

요즘 주유소 가격판을 보면 숫자가 거의 그대로인 것 같다는 느낌,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는데, 동네 기름값은 오히려 조금씩 내려가고 있어요.

그 배경에는 올봄부터 이어지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있습니다.
어느새 7개월을 넘겼어요.
어떤 제도인지, 그리고 언제쯤 끝날까요?

석유 최고가격제, 어떤 제도일까요?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기름값이 치솟자 2026년 3월 13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어요.
석유사업법에 근거한 조치로, 1997년 석유 가격이 자유화된 뒤 29년 만의 직접 가격 통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점이 하나 있어요.
상한이 붙는 건 주유소 판매가가 아니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격입니다.
그래서 주유소마다 임대료나 운영비에 따라 판매가는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값을 묶으면 공급이 줄어들까 걱정되는데, 이를 막는 장치도 함께 마련됐어요.
정유사는 유종별 월 출고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고, 해당 제품의 수출도 제한됩니다.
매점매석이 적발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처음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이었어요.
3월 말 한 차례 올랐다가, 6월 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뒤 150원 내려갔습니다.
지금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에요.

이 가격은 7차부터 지금의 11차까지 다섯 번 연속 동결됐어요.
11차 가격은 10월 17일부터 11월 13일까지 4주 동안 적용됩니다.

 

국제유가는 오르는데 기름값은 내리는 이유

10월 23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6.9달러로, 일주일 새 10% 넘게 올랐어요.
6월 말 60~7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꽤 큰 차이입니다.

그런데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2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 갔어요.
10월 셋째 주 휘발유는 리터당 1,857.1원, 경유는 1,842.5원이었습니다.
다만 한 주에 내리는 폭은 1원도 안 되니, 사실상 제자리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아요.

정부와 KDI는 이 제도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0.8%포인트 낮췄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도 9월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4.8% 올랐습니다.
휘발유는 11.8%, 경유는 20% 올랐다고 하니 부담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여기에 유류세 한시 인하도 11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리터당 휘발유는 122원, 경유는 145원이 깎여 있는 상태예요.

 

보이지 않는 비용, 그리고 출구 고민

공급가를 시장 가격보다 낮게 묶으면, 그 차이만큼 정유사에 손실이 생겨요.
정부는 이 손실을 분기마다 나랏돈으로 보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올해 예비비 4조 2,000억 원에 내년 예산 1조 4,497억 원을 더해, 보전 예산은 약 5조 6,500억 원으로 늘었어요.
업계에서는 이미 6조 원을 넘겼고, 연말까지 이어지면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습니다.

결국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까지 함께 비용을 나눠 내는 셈이라는 지적도 있어요.
한국은행 총재도 오래 이어지면 가격 구조가 왜곡되고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도 시장보다 낮은 상한 가격은 수요를 늘리고 공급 의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해요.

정부가 밝힌 해제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중동 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 국제유가 90달러대 안착이에요.
지금 바로 풀면 휘발유와 경유가 다시 리터당 2,000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

확인된 건 지금의 상한이 11월 13일까지 유지된다는 점이에요.
유류세 인하도 11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겨울 난방비 부담을 고려하면 연말까지는 제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요.

끝나는 시점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휘발유부터 먼저 풀고, 생계형 연료인 경유는 2~3개월 늦추며, 난방용 등유는 내년 2월까지 두자는 단계적 해제안을 내놓기도 했어요.
정부는 국제 정세와 수급을 함께 보며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판매량 변화도 지켜볼 부분이에요.
제도 시행 뒤 누적 판매량은 휘발유 1.7%, 경유 7.6% 줄었다고 합니다.
반면 가격 신호가 약해져 소비 절감 효과가 덜했다는 분석도 있어, 평가는 조금 갈리는 편이에요.

주유할 때 가격판의 숫자가 왜 그대로인지 알고 나니, 그 뒤에 있는 고민도 함께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해제 소식이 나오면 기름값이 한 번에 오를 수 있으니, 연말 즈음엔 관련 뉴스를 한 번씩 챙겨 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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